▲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서 입고 온 복장 그대로 인천에서 짐을 풀기 전 잠시 우아한 포즈로 기념 촬영한 모습. 친필사인도 같이 들어가 있다(1950년). (제공: 정성길 명예박물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1950년 사진은 최초… 전쟁 위험 무릅쓴 대스타
1954년 내한사진, 남편 반대에도 신혼여행 중 방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세기적 섹시스타 아이콘이자 ‘금발의 미녀’ 상징인 배우 마릴린 먼로(1926~1962)의 미공개 사진이 천지일보를 통해 공개된다.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입수해 공개하는 사진은 마릴린 먼로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0년과 정전 직후인 1954년 2월, 두 차례 내한 당시 모습이다. 세간에는 먼로가 1954년에만 내한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1950년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1950년 내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진이다. 아울러 먼로의 친필사인이 함께 들어간 사진도 있어 희귀한 사진이다. 또한 흑백필름 시대였던 당시에는 컬러필름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중요한 장면에만 촬영하기 위해 잘 사용하지 않는데, 종군기자가 먼로의 모습을 담기 위해 흑백필름과 함께 컬러필름을 사용했다. 그 덕분에 한국 땅에 선 먼로의 금발머리 모습 그대로를 반세기가 넘은 지금에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1950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서 입고 온 복장 그대로 인천에서 짐을 풀기 전 잠시 우아한 포즈로 기념 촬영한 모습은 지금껏 세간에 공개된 내한사진 중 처음 보는 복장을 한 먼로의 모습이다.

더불어 자유를 지키고자 목숨을 아끼지 않는 참전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서도 먼로가 위험을 무릅쓰고 내한했다는 점에서 그의 당당함과 희생정신이 느껴지는 사진이라 하겠다.

1954년 2월 주한미군 위문 차 내한한 사진은 일부 공개된 사진도 있지만, 그중에서 많은 기자들 앞에 앉아 있는 뒷모습은 먼로의 인기를 실감케 해주는 사진이다. 1954년 사진들은 그 이면에 먼로의 이혼 상처가 담긴 사진이기도 하다.

먼로는 1954년 1월 14일 당대 최고 전설적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고, 두 번째 내한했을 때가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왔을 때였다. 먼로는 신혼여행 중 주한미군 위문공연 요청을 받았고, 디마지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한을 강행한다.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미군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가정불화의 위험까지 감수하고 방문했던 것이다.

4일간 대구, 동두천, 인제, 서울 등지 미군부대를 돌며 대환영을 받으면서 화려한 위문공연을 마쳤으나 먼로에게는 결국 결혼 9개월 만에 파경을 맞는 아픔의 발단이 되고 말았다. 내한사진을 통해 그 이면에 담긴 먼로의 아픔을 다시금 잊지 않게 해주는 사진인 셈이다.

한편 천지일보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미국종군기자가 남긴 6.25사진전을 개최한다. 작년 4월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과 충청, 강원도를 순회한 이 전시는 이번이 고별전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