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태경 기자] 자]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 찬반투표를 1주일 앞두고 노동당 조 콕스 여성의원이 피살되면서 영국의 EU 탈퇴 여부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브렉시트 여론전은 중단됐고, 투표 연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은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통화전쟁으로 치닫나

금융시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불안함이다. 투자자들은 불안한 만큼 안전한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와 금, 국채 등이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일제히 동결하고, 달러화를 방출하면서 긴급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2008년과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당시 달러화 부족 사태로 위기를 맞았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EU 탈퇴 투표를 앞두고 세계 주요국은 통화정책의 현상유지 방법을 택했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세계 각국의 통화전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유보한 가운데 추가 인상 시기를 늦췄지만, 이르면 다음 달 이후 인상할 가능성은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영국도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상황이고, 일본도 미뤘던 추가 완화정책을 다음 달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총성 없는 경제전쟁, 즉 각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통화전쟁은 이미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중국이 외환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미국과의 긴장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컵 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8월 중국이 위안화를 전격 절하한 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조금씩 상승했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빠르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통상 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자국 이익에 따라 통화정책을 우선하는 방식도 영국발 브렉시트 통화전쟁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