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뉴스천지)

‘3자 지정권한’ 無 고전 예상
주가상승·해외기업 관심 부담
인수금액 1조원 상회 전망도
금호터미널 지분 활용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다음 달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를 앞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를 인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만큼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금호타이어는 현재 막바지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채권단은 이달 안에 실사를 마무리 짓고 주주협의회를 열어 7월 중에 매각 공고를 낼 방침이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 지분 42.1%다.하지만 지난해 채권단에 넘어갔던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 이미 거액이 투입돼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데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와는 달리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 지정권한’이 포함돼 있지 않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도 금호기업이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인 금호기업에 양도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박 회장이 모든 인수자금을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달 초 우선매수권 3자 양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당시 채권단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계열사를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길이 막힌 셈이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주가가 대폭 오른 것도 박 회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17일 기준으로 9700원으로, 6100원이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60% 이상 올랐다. 주가가 오른 만큼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데 지불해야 하는 자금은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 금호타이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악재다. 프랑스의 미쉐린, 독일의 콘티넨탈 등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치(6636만 9000주)는 현 주가 기준으로 60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해외업체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칠 경우 인수금액은 최대 1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채권단이 국내 알짜회사를 외국기업에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채권단의 전략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최근 금호기업을 흡수합병한 금호터미널 지분을 금호타이어 인수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