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교과서에 ‘담배와 맥주 든 예수’ 그림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천지=최유라 기자] 인도의 한 출판사가 담배와 맥주 캔을 든 예수의 그림을 학생 교재에 실어 사회 및 종교계에 논란을 빚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북부 메갈라야주 교육부에 따르면 뉴델리에 본부를 둔 스카이라인 출판사가 초·중등학생용 필기체 연습 교재에 문제의 그림 한 장을 실은 것으로 밝혀졌다.

1학년 교재에 삽입된 이 그림에서는 알파벳 ‘I’를 연습하기 위해 ‘Idol(우상)’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2학년, 3학년, 9학년 교재에도 동일한 그림이 실렸다.

‘우상’이라는 단어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예수 그림이 메갈라야주 주도인 실롱의 한 사립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들에 의해 발견돼 주정부 교육부가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해당 교과서가 종교적 정서를 해친다고 판단해 모든 교재를 수거해 폐기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현지 경찰서장인 비베크 시엠은 “스카이라인 출판사에 대한 고소 사건을 접수했다. 교재는 모두 수거했으며, 조만간 수사팀이 해당 출판사를 수색하고 관련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PTI통신이 전했다.

현재 출판사 측은 어떠한 공식적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교재 사건에 관해 종교계도 들고 일어났다. 펀자브주 마지타에서 격분한 기독교 신자 50여 명이 거리 시위에서 문제의 교재를 판매하는 서점의 철시를 요구하자 업주와 주민들이 반발해 신자들의 오토바이 20여 대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롱 대교구의 도미니크 잘라 주교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주 불손하게 묘사된 데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출판사의 종교에 대한 존경심 부족을 비난한다”며 뉴델리 주교회의에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교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인도의 종교 분포도는 힌두교 80.5%, 이슬람교 13.4%인 반면, 그리스도교는 2.3%에 불과해 인도에서는 예수에 대한 인식이 타 종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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