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물 내 유물 출토 상태(왼쪽 위), 청동접시(왼쪽 아래), 청동접시 명문(오른쪽)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주 황룡사 서남쪽 우물에서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접시가 발견됐다.

16일 문화재청은 통일신라시대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글자가 적힌 지름 15.5㎝의 청동접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촌주(村主)는 지방민을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지방의 유력자에게 부여한 신라의 말단 행정관직을 말하며, 촌주라는 이름이 적힌 청동접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이 청동접시가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혔던 것으로 보아 황룡사의 의례 행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물 내부에서는 편평하고 납작한 편병(扁甁) 등의 토기류, 중국백자편, 평기와, 청동제 손칼 등이 출토됐다.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 복숭아, 잣 등의 씨앗 껍질과 생선뼈 등도 함께 발견됐다.

또 조사지역에서는 황룡사와 동궁 간 연결되는 동서도로와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도로가 확인됐다. 도로면에는 20∼30㎝ 정도의 굵은 돌을 깔아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잔자갈을 깔아 노면으로 사용했다. 도로의 한쪽에는 너비 100㎝, 깊이 40~100㎝의 배수로를 설치했으며, 그 이후에는 배수로를 메워 도로를 확장해 사용하기도 했다.

연구원의 조사결과 황룡사의 대지는 습지를 매립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연구원은 17일 오후 2시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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