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스님, 불언협 첫 이야기마당서 직선제 거부 자승·집행부에 직격탄
“대중의 민의 대변해야 할 종회, 61% 대중의 뜻 져버리고 9% 채택”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위와 권위를 내려놓고 평등하게 듣고 말하겠다는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약속이 무색하게 일부 스님들과 불자들은 (자승)총무워장 스님의 눈치를 보았다. 한국 스님들은 돈과 명예라는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서 스스로 발언의 자유를 반납했다. (자승스님) 눈치 안보고 말 할 수 있는 승가를 위해서 직선제가 꼭 필요하다.”
서산 천장암 주지 허정스님이 1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왜 대중은 직선제를 택했나’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불교언론인협회(불언협, 회장 이재우) 첫 이야기마당에서 직선제를 거부한 조계종 현 집행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허정스님은 ‘눈치 안보는 승가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기조발제에서 “우리 스님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가’ 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다”며 “자승 총무원장의 말 한마디에 굴종하는 조계종의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탄식을 쏟아냈다.
그는 “자승스님이 이례적으로 ‘염화미소법(가칭)’이 최선의 법이라고 힘주어 강조했을 때 (대중공사) 참석대중의 입은 얼어붙었다”며 “‘염화미소법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지지한다’라는 전혀 불교적이지 않은 발언들이 이어져 나왔다. ‘모르지만 지지한다’는 것은 ‘나는 어떤 압력을 받고 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허정스님은 “이달 초 총무원장선출제도특별위원회는 염화미소법으로 총무원장선거법 안을 확정했다”며 “대중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종회(종단 입법기구)가 9%의 염화미소법을 채택한 것은 61%의 대중의 뜻을 져버린 행태”라고 꼬집었다.
스님은 끝으로 “출가자가 자유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종단이 사회로부터 존경받아야 한다”며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는 뜻)’하라는 부처님의 유훈을 실천하는 길, 그 길은 (바로) 직선제 실현을 통해 다가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수만 참여하니 혼탁·금권선거 반복돼“
이어 토론자에 나선 손혁재 교수(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는 “현행 선거제도에서 금권선거, 과열 혼탁선거가 반복되는 이유는 총무원장 선출에 소수만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참종권(종도들이 종단 정치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참여하는 권리)의 확대로 총무원장 선출에 보다 많은 종도가 참여한다면 합의에 의한 종단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정의 전제조건으로 ‘종단 대표 선출의 자주성 확보’ ‘평등한 참종권 확보’ ‘공정성 담보’ 등을 꼽았다.
이 외에 김경호 지지협동조합 이사장이 ‘직선제가 의도한 것, 의도하지 않은 것 남긴 것’을, 정성운 불교포커스 주간이 ‘총무원장 선거제에 담아야 할 가치와 지향’을,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이 ‘직선제 바람에 담긴 함의’를 주제로 각각 토론했다.
한편 한국불교언론인협회(불언협)는 전·현직 불교언론인들이 올해 2월 ‘참언론·참주인·참정신’을 모토로 창립한 불교언론단체다. 불언협은 불교현안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주제가 있는 이야기 마당’을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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