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전종목 석권 도전… 여자는 ‘노 골드’ 위기

세계 정상권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의 희비 쌍곡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의 경우 전종목 석권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반면에 그동안 동계 올림픽에서 2개 이상씩 금메달을 따내줬던 여자는 벌써 ‘노 골드’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이정수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을 달성했다.

또 1500m에서 메달 ‘싹쓸이’를 노렸다가 마지막 코너에서 성시백과 충돌하는 바람에 메달 사냥에 실패했던 이호석도 이정수에 이어 2위를 차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남자 1000m와 1500m를 모두 석권하면서 남자는 500m와 5000m 계주만 정상에 오르면 전무후무한 4개 전종목 금메달을 따낼 수 있게 됐다.

남자 500m의 경우 지난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에서 채지훈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따내지 못했을 정도로 취약한 종목이지만 이번 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1500m에서 이호석과 부딪혀 다 잡았던 메달을 놓친 데 이어 1000m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불운이 겹친 성시백의 주종목이다. 샤를 헤믈랜과 프랑소아-루이 트렘블레이(이상 캐나다)에 이어 올시즌 세계 3위에 올랐고 지난 2008년 2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벌어졌던 쇼트트랙 대회에서 41초 051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한지아량(중국),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재미교포 사이먼 조(조성문) 등 쟁쟁한 경쟁자가 경계대상이지만 경기가 벌어지는 25일까지 충분히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금메달 전망은 밝다.

성시백이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남자 5000m 계주에서 토리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할 경우 전종목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도 한국이 전종목 석권을 이루긴 했지만 당시에는 남자 1000m와 계주 종목 밖에 없었다.

반면 여자는 울상이다. 안현수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것처럼 진선유 역시 대표팀에 들지 못하는 에이스 부재 때문에 중국세에 밀리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여자 500m의 경우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대회에 종목이 생긴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을 놓쳐본 적이 없던 여자 1500m에서 조우양(중국)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왕멍이 결승진출에 실패한 반면 한국 선수 3명은 모두 결승에 올라 조우양 밖에 견제할 선수가 없었던 상황에서 중국 선수 1명을 전혀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다.

조우양과 왕멍 등 중국 에이스가 버티고 있어 여자 1000m 종목도 전망이 어둡다. 특히 여자 1000m는 왕멍이 500m와 더불어 주종목이고 세계신기록까지 갖고 있다.

1000m에서도 중국에 밀릴 경우 5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 3000m 계주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 종목 세계신기록도 중국이 갖고 있으며 왕멍과 조우양 등 두 에이스가 있어 에이스가 없는 현재 여자 대표팀으로는 넘어서기 힘든 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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