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연일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교회갱신에 앞장서자고 말하고 있다. 다가오는 2017년은 마르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년이 되는 해다. 당시 부패한 가톨릭교에 반발해 일어난 종교개혁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권위를 붕괴시켰다는 평을 받고는 있지만, 부정과 부패, 사람의 생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해 돈과 권력을 차지하려 했던 당시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마르틴 루터는 당시 로마 가톨릭이 돈으로 죄를 면할 수 있다며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판매하는 등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자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루터는 여기에 적극적으로 반발해 비텐베르크성의 만인성자교회의 문 앞에 ‘95개조의 논제(Disputatio, 1517, 95개조 반박문)’를 붙였고, 이를 시작으로 가톨릭교회와 전면적인 대립에 치닫게 된다.

면죄부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음은 면죄부 판매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재산 정도에 따라 면죄부의 가격이 정해졌을 뿐 아니라, 이미 지옥불에서 고통받는 죽은 자들에게도 면죄부를 판매하는 등 성경과는 맞지 않는 자기들만의 정해진 기준에 따라 사람들의 신앙을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이다.

가톨릭의 이런 어그러진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던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면죄부 판매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95개 조항의 라틴어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 교회의 문에 게시하게 된 것이다. 특히 36조에서 “진정으로 참회하는 모든 사람은 면죄부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그리스도로부터 자신의 죄를 사면받을 권한을 가진다”라고 주장하며 면죄부 판매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이 반박문은 곧바로 독일어로 번역되고 인쇄돼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그 결과 루터는 교황 앞으로까지 불려 나가게 된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교황이 신의 절대적인 대리자로서 교리상 오류가 없다는 무오성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으며, 결국 그는 교회로부터 파문당했다.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이 사건으로 1517년 일어난 종교개혁을 기독교 세계에서 일어난 첫 종파적 분열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가톨릭 공동체의 분열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교개혁이 이미 분열된 교회의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켰다고 보면 된다.

500여년 전에 일어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성경과 종교개혁 정신에 따라 정직과 청렴 등을 실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7종교개혁500주년성령대회(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시 죽전로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개혁실천기도성회’를 통해 한국교회 부흥의 본질이 성령충만에 있다고 강조하며 성경과 종교개혁 정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명예대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또한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부흥하기 위해선 ‘분열’이라는 상처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분열은 예수의 흔적이 아닌 자신의 이름과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퉜기 때문임을 지적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이렇게 아픈 상처를 겪으며 영적 능력을 상실했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가 예수님 제일주의와 성령충만으로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2017종교개혁500주년성령대회 측은 개혁과제 8개항 실천운동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한국교회가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복음의 본질로 복귀’ ‘목회자의 영성·윤리성 회복 및 교회갱신’ ‘극복과 연합’ ‘공정하고 깨끗한 교회선거’ ‘교회문제는 교회 내 중재기관에서 해결’ ‘삶의 전 영역에서 기독교적 가치 실천’ ‘민족의 화해·평화·통일 노력’ ‘세계의 화해·평화·하나됨 실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주최 측은 한국교회가 회개의 마음으로 성경과 성령으로 돌아가서 교회를 새롭게 하고, 구속사의 중심이 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내용의 기도도 잊지 않았다.

성경과 성령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한국교회의 단골 멘트다. 약방의 감초처럼 말이다. 허나 말을 했다면 실천을 해야 하고, 실천을 했다면 그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말씀과 말씀의 실체이신 하나님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돌아간다는 것은 현재 그들에겐 말씀도 하나님도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가 시인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 년, 수십 년 동안 “말씀으로,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으나 여전히 또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왜, 무엇 때문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말씀 앞에 자복하지도, 자기의 허물을 회개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면서도 정작 성경 말씀이 아닌 자기들이 지어낸 거짓말과 자의적 해석인 주석과 판단하고 정죄하는 말로, 하나님의 말씀이 나와야 할 거룩한 단상을 더럽히고 있기에 말씀도 하나님도 없는 텅빈 집이 되고 만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세상의 비난거리가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 또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도 못하면서 다른 이들에게서 티끌만한 트집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자기 배 불리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한국교회와 그 지도자들에게서 기독교의 근본이념인 희생과 사랑을 과연 찾을 수 있었겠는가.

한국교회여, 진정 성경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지금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어디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깨달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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