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0일 극우정당 ‘영국독립당’의 나이절 파라지 당수가 “우리나라를 되돌려받고 싶다”고 쓴 팻말을 들고 EU 탈퇴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제공: 뉴시스)

안전자산으로 투자자 몰려

영국계 자금 국내 이탈 우려 

[천지일보=임태경 기자] 오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곧 브렉시트(Brexit) 관련 국민투표를 앞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반대를 6%p 앞서는 등 찬성이 우세한 여론조사가 연이어 나오면서 유럽을 넘어 미국, 아시아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위험 자산인 주식과 원자재는 동반 추락하고 있고, 국채·금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투표를 10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지난 주말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다수가 하락했고,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일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3일(현지시간) 20.97로 전 거래일보다 23.14% 뛰는 등 2일 연속 43%나 치솟았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휘청거렸다.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 떨어졌고, 상하이 종합지수가 3.2%, 선전 종합지수는 4.8%나 급락했다.

불안감은 유가에도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 택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0.4% 떨어진 배럴당 48.88달러에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0.38% 하락한 배럴당 50.35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금값은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4일 연속 올라 직전 거래일보다 0.86% 상승한 온스당 1286.9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중국의 경기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가 맞닥뜨린 기존 위험요소에 더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괴력을 가늠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도 브렉시트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4월 대거 유입된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격히 유출되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에서 영국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8%인 약 36조원이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브렉시트 리스크 진단’ 보고서에서 “영국 성장률 둔화로 대영수출 부진이 우려되며, 한·EU FTA가 더이상 영국에 적용될 수 없어 영국과 별도의 FTA협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입장에서는 상시적인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추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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