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과급제 홍패 (제공: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 3년간의 기증자료 130점 풀다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홍패(紅牌)’는 국가에서 과거에 급제한 자에게 발급한 합격증서다. 이는 붉은색 용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홍당지라고도 불렸다.

독립기념관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받은 기증자료는 이 홍패를 비롯해 300점이 된다. ‘기증, 나눔과 공유’라는 주제로 이달 진행되는 1차 기증자료 특별전에선 123점이 먼저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조선 후기 삶의 기록에서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대한민국 정부수립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까지 근현대를 관통하는 자료들이다. 조선시대 과거급제 문서인 홍패부터 일제강점기에 출판된 다양한 서적과 졸업증서,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오세창의 유묵까지 다양하다. 기증자료 중 조선 말기 의병인 백남규(1884~1970)의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는 현재까지 유일하다. 백남규는 호좌의진에서 후기의병을 일으키고 문경과 영월 등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의병장으로 그동안 다른 사진은 없었다는 게 독립기념관의 설명이다.

▲ 단성 연호가 새겨진 막새기와 (제공: 독립기념관)

또 다른 기증자료인 ‘단성(檀聖) 연호가 새겨진 막새기와’는 합천의 유학자인 구진두(1869~1945)의 딸 구양조씨가 기증했다. 구씨는 부친이 살던 합천군 삼가면의 고택에서 이 기와를 발견했다. 막새기와의 단면엔 ‘단성 4258년 을축 3월 9일(檀聖四千二百五十八年乙丑三月九日)’이라는 명문이 양각돼 있다. 단기 4258년은 서기 1925년으로, 일제강점기에 ‘단군기원(檀君紀元)’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세창 필적 병풍은 손병희(1861~1922)의 유품으로 전해진다. 오세창은 3․1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다. 병풍엔 ‘기개는 준마의 걸음걸이보다 호방하고 마음은 늙은 소가 밭을 갈듯 한가롭기만 하누나(氣岸豪於良馬步 心田閒似老牛耕)’라고 적혀있다.

▲ 장안공립국민학교 졸업증서 (제공: 독립기념관)

현 초등학교 명칭의 변천사를 느껴볼 수 있는 자료도 있다. 초등학교는 그동안 소학교, 보통학교, 심상소학교, 국민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번에 전시된 자료는 ‘장안공립국민학교 졸업증서’로 화성에서 3‧1운동을 주도하다 순국한 김연방(1881~1919)의 손자 김진구씨의 졸업증서다. 그는 1940년 장안공립심상소학교를 졸업했으나 1942년 교명이 국민학교로 변경되자 다시 졸업증서를 받았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증자료를 연구․보존해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1차 전시에 이어 오는 10월과 12월엔 각각 2차, 3차 전시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선 독립운동가 유자명의 친필 수기인 ‘회억록(回憶錄)’과 광복 직후 창설된 국방경비대 군복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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