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이승훈, 이상화, 모태범(왼쪽부터). 이들은 모두 한국체대 07학번 동기들이다. (연합뉴스)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한국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만 초반 치른 6경기 중 금 2, 은 2개를 따내는 쾌거를 거두며 스피드 스케이팅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한국은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쇼트트랙을 제외하곤 1992년 알베르빌대회 1000m에서 김윤만이 은, 2006년 토리노대회 500m에서 이강석이 동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와 비교할 때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빙속 선수들이 일구어낸 성적은 세계도 놀라게 한 이변 그 자체다.

당초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정한 것은 금5·은3·동4개 정도였다. 이 중 빙속에서 기대한 메달 개수는 최대치로 잡아 금1·은1·동1개였다. 남자 500m에서 이규혁과 이강석 중 1명이 금을, 남자 1000m에서는 이규혁이 은을, 여자 500m에서 이상화가 동을 각각 따낼 것에 기대를 걸고 정한 수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빙속에서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밴쿠버에서 대한민국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열풍의 선두주자는 이승훈이었다. 개막 2일째인 14일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아시아 최초로 장거리에서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은메달이 나온 순간이었다.

하루 건너뛴 16일에는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이 뜻밖에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빙속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규혁과 이강석에게 잔뜩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결과는 두 선수가 아닌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모태범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8일 자신의 주종목인 1000m에서 다시 한 번 은메달을 따내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났다. 마지막 조로 뛴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가 중반까지 모태범의 기록에서 뒤졌지만, 막판 믿기지 않는 괴력의 스퍼트로 역전시키는 바람에 2관왕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바통을 이어 받은 이상화도 17일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빙속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이 빙속의 꽃인 500m에서 세계 최초로 남녀 동시 석권을 하는 쾌거였다. 19일 이상화는 다시 한 번 1000m에서 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아쉽게 23위를 기록했다.

초반 빙속의 대활약으로 한국은 종합순위 5위 이상의 성적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쏟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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