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한 국자

박가비

어스름히 저물어가는 오늘
내 몫의 행운과 희망이 남았다면
간곡히 청하는 다른 이에게 주라고
아무도 모르게 원래 그의 몫인 양

어제 네가 그리 바라였기에
별이 끓는 찌개 한 국자
오늘 너의 그릇 담기니
흘러넘치는 그릇 우주로 가득하고
내려다보라
너는 가장 높은 곳을 보고 있나니
내 사랑한 사람아

 

[시평]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하늘나라로 보내고, 그 멀고도 높은 막막히 이어나간 깜깜한 밤하늘 바라다본다. 밤하늘 저 먼 한 구석에 국자의 모양을 띤 북두칠성(北斗七星) 선연히 자리하고 있다. 그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의 별자리 어딘가에서, 그 사람 그 국자에 사랑의 찌개를 끓여 우주 가득 사랑을 넘쳐흘러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 넘쳐나는 사랑, 별들이 되어 밤하늘 온통 넘쳐나듯 퍼져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 사람이 뿌려주는 사랑의 별들을, 밤하늘 가득 널려 있는 별들을 바라다보며, ‘내 몫의 행운과 희망이 남았다면 간곡히 청하는 다른 이에게 주라는’ 그의 인자한 전언(傳言)이 들리는 듯하는 밤하늘 바라보며, 아 아 그를 생각한다. 언제고 가장 높은 곳을 보고 있는, 그래서 이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사랑을 흩뿌리는 아, 아 내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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