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함도 전경.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의 나가사키시가 지난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군함도(하시마섬)’에서 일어난 조선인 강제노동을 부정하는 내용의 홍보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나가사키시가 일본 관광부국에 “군함도는 ‘지옥섬’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담은 문서를 제작해 전 도민에게 배포하고 일본 관광부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옥섬’이라고 주장한 한국 언론을 의식한 듯 “‘감옥’ 또는 ‘지옥’ 섬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가사키시는 이 문서에서 “전시 중 한반도 출신자가 강제노동을 당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군함도민들은 더불어 살며 배우고 일하는 등 의식주를 함께한 일종의 탄광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강제징용에 대해선 1944년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한반도 출신자뿐만 아니라 자국민도 “정책의 특성상 일반적으로 의사에 반해 오게 된 경우도 있었다”며 책임을 희석하려고 했다.

일본 내각부의 내각관방은 지난 3월 10일 나가사키시가 제출한 문서를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관리 및 홍보를 위한 지침으로 지정, 나가사키시의 관광담당 부서 외에 군함도 관련 관광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 등에 배포한 바 있다.

작년 7월 독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심의에서 일본 당국은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 나선 끝에 ‘메이지시대 산업 시설 23곳 중 7곳에서 조선인들이 강제징용(forced to work)을 당했다’는 설명을 추가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등재 직후 일본 정부는 말을 바꿔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에게 근로를 강제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고 나서 비난을 샀다.

나가사키시 공식 관광사이트에도 조선인 강제노동에 대한 사실은 서술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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