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모든 준비를 끝내고 마침내 밴쿠버에 입성한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오전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를 떠나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연아의 밴쿠버 생활은 그녀의 쇼트프로그램인 '제임스 본드 메들리'처럼 '007 작전'이 될 전망이다.

김연아는 밴쿠버 시내의 한 호텔에서 어머니 박미희 씨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 물리치료사 등 '연아 전담팀'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로지 훈련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선수촌에 머물면 김연아와 오서 코치만 입촌할 수 있어 물리치료사와 매니지먼트사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상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선 전담 물리치료사의 꾸준한 도움이 필요한 만큼 일부 곱지 않은 시선에도 선수촌 대신 호텔을 선택했다.

김연아는 밴쿠버에 도착하고 나서 다음날 곧바로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21일 첫 훈련은 대회가 치러질 퍼시픽 콜리세움이다. 김연아가 20일 밴쿠버 도착을 선택한 이유도 곧바로 실전이 펼쳐질 메인링크에서 훈련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퍼시픽 콜리세움은 쇼트트랙과 피겨 남자 싱글 경기 때문에 그동안 여자 피겨 선수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다가 21일부터 다시 개방된다.

이 때문에 김연아로선 첫 훈련부터 메인링크의 빙질을 테스트해보고 점프의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 퍼시픽 콜리세움은 김연아와 인연이 깊다.

김연아는 지난해 2월 프레올림픽 형식으로 이곳에서 치러진 2009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조애니 로셰트(캐나다)와 아사다 마오(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퍼시픽 콜리세움은 애초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세로폭이 26m에 불과해 표준(30m)보다 4m 정도 짧았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보수 공사를 벌여 가로 60m×세로 30m의 정규 규격 링크로 바꿨다.

이 때문에 링크 사이즈로 인한 점프 불안의 우려는 사라졌지만 빙질이 문제다.

퍼시픽 콜리세움은 해발 26m에 불과하고 쇼트트랙 경기를 치르면서 빙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빙질에 민감한 피겨 선수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미국 쇼트트랙대표팀의 장권옥 감독도 "얼음에 불순물이 많다. 아마도 소프트한 빙질을 원하는 피겨 선수들의 항의가 많을 것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빙질은 모든 선수에게 공통된 조건인 만큼 김연아는 오직 실력만을 앞세워 한국 피겨 110년 역사에 굵직한 획을 긋겠다는 각오뿐이다.

한편 김연아와 메달을 다툴 아사다 마오는 하루 늦은 21일 도착해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아사다는 그동안 일본에서 조련을 해왔고, 쇼트프로그램 경기 날짜(24일)를 사흘 앞두고 밴쿠버에 입성해 자칫 시차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금메달 후보인 안도 미키가 지난 15일 입국해 일찌감치 현지 적응훈련에 들어간 것과 비교되지만 아사다 역시 해외 경기 경험이 많은 '프로페셔널' 선수인 만큼 무난히 시차에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밴쿠버에 도착하면 공항 인터뷰를 생략하고 곧바로 선수단이 제공한 차량을 타고 시내 숙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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