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4년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해외 본사에 110억원을 배당금 명목으로 보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총 105억원으로, 배당금이 이익보다 더 많아 논란이 됐다. 사진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볼보자동차그룹 야리 코호넨 부사장, 라스 다니엘손 수석 부사장,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이사가 볼보자동차 2016년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자료: 전자공시, 볼보자동차코리아) ⓒ천지일보(뉴스천지)

中 기업 인수 후 이익 줄어도 ‘고배당’
국내 교육·훈련비 투자 적은데 ‘또 줄여’
전문가 “수입차, 한국 시장 중요해” 일침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볼보 자동차 코리아가 최근 4년간 이익이 줄어도 배당금을 꼬박꼬박 챙겨 해외 본사에 송금한 것으로 확인돼 눈총을 받고 있다.

더구나 회계장부 상의 기부금은 ‘0’원인 것으로 드러났고, 훈련비 등 한국 내에 투자도 배당과 이익 대비 턱없이 부족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최근 4년(2012~2015년)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볼보 카 코퍼레이션’에 배당금 명목으로 총 110억원을 송금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총 105억원으로 집계돼 볼보 해외 본사가 챙긴 금액보다 적었다.

◆순익 하락해도 배당금 ‘펑펑’

순이익이 하락세를 겪어도 해외 본사로 보낸 높은 배당금에는 변화가 없었다.

볼보자동차는 지난해 배당금은 30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34억이었다. 당기순이익과 배당금 총액을 비교한 배당성향은 86.43%로 높았다. 2014년에는 배당금이 30억원인 반면 순이익은 9억원에 불과해 배당성향은 326.2%나 됐다. 2013년에는 배당금 30억원, 순이익 38억원이었고, 2012년엔 배당금 20억원, 순이익 24억원이었다.

볼보차코리아가 배당금을 송금하기 시작한 것은 볼보 카 코퍼레이션이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부터다. 스웨덴 볼보 카 코퍼레이션 등은 1999년 미국 포드자동차에 인수됐다. 이후 세계 금융위기 시점인 2010년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에 18억 달러에 인수됐다.

배당금에는 변화가 없어도 국내 투자에 해당하는 교육훈련비는 대폭 줄었다.

볼보차코리아의 교육훈련비는 지난 2014년 약 300만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더 줄여 170만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의 안전과 소비자의 응대를 위해서라도 더 투자해야 할 부분이지만, 가뜩이나 적은 금액을 더 줄인 것이다. 요지부동한 고배당금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는 볼보의 ‘사람의 안전’이라는 슬로건과는 정반대된 행보다.

◆中 인수 후 볼보 ‘한국에 소홀’

중국 지리자동차에 속한 이후부터 볼보차코리아는 한국시장에 대한 재투자나 사회공헌 등에서 소홀하기 시작했다.

볼보차코리아가 2012~2014년 국내 기부한 금액은 재무제표 상에서 ‘0원’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는 국내에 꾸준한 기부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지리자동차 인수 시점인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기부금 ‘0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1980~1990년대에는 한진건설에서 볼보차를 수입해왔고, 1997년부터 해외 볼보 본사 소유의 볼보차코리아가 설립됐다.

볼보차코리아 측은 “마케팅 비용 등에 사회공헌 비용 등이 포함됐다”고 답변했지만, 공시한 재무제표 상의 주석 등을 확인해보면 기부나 사회공헌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기업은 보통 마케팅 비용에 기부활동이나 사회공헌이 있다면 이를 공시한다.

또한 볼보차코리아에 사회공헌·기부 활동을 한 사진 등 자료를 요청했지만, 어떤 자료도 주지 않았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입차 업계에서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서비스 관련 소비자 응대나 한국에 기여하는 수준은 매우 낮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수입차업체 임원으로 재직했던 나윤석 자동차칼럼니스트는 “한국 시장이 수입자동차 업체들에게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은 품질에 민감하고 첨단기술에 밝은 것이 특징이라서 중요한 테스트마켓”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볼보자동차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실질적인 행보는 대주주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한국에 대해서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