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남성. (사진제공:국립생물자원관)

[뉴스천지=김예슬 기자] 우리나라 조상들이 사약 원료로 알려진 ‘천남성’을 식용으로, ‘하늘타리’를 소의 천연 소화제로, ‘강낭콩’을 천연 방충제로 이용해 온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주대학교에 의뢰한 ‘자생식물 민족전통학적 이용현황 조사연구’ 사업 진행과정 중에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18일 전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민간에서 전승으로 내려오는 생물자원 활용 지식을 수집해 자료화 하려는 것으로 전북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돼 왔다.

사업 중간결과에 의하면 하늘타리는 소의 천연 위장약으로 이용돼 왔다. 소가 설사를 할 때는 소에게 하늘타리의 뿌리를 먹이고 힘이 없거나 밥을 안 먹을 때는 뿌리를 찧어서 먹였다.

강낭콩은 기존에 알고 있던 식용뿐만 아니라 장류에 구더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천연 방충제로도 사용돼 왔다.

장희빈이 마시고 죽은 사약의 재료이기도 한 천남성은 뿌리를 말려 가루를 만든 후 담이 결릴 때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자생식물의 다양한 쓰임새 등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지식이 고령 인구가 감소해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며 “국가 차원에서 전국 규모의 생물자원 전통지식 조사에 나선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미국이나 인도 등에서는 자국의 전통지식 보호를 위해 1980년대부터 지식을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북지역에서만 이뤄졌던 사업을 향후 5년간 전국의 자생생물 분야로 확대해 자생생물 전통지식을 찾아내는 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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