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는 체력 훈련·쇼트트랙 코너링 기술 접목’

▲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차지한 모태범(왼쪽)과 이상화(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한국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만 금2, 은2개를 따내면서 스피드 스케이팅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이승훈은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부 5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장거리에서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 냈다.

이어 모태범과 이상화는 한국 빙속의 첫 금메달과 아시아 여자 최초 금메달의 족적을 각각 남겼다. 또한 남녀 500m를 동시에 제패한 것도 동계올림픽 사상, 유례없는 최초였다.

그동안 한국은 올림픽을 치르면서 1992년 알베르빌대회 1000m에서 김윤만이 은, 2006년 토리노대회 500m에서 이강석이 동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와 비교할 때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이 세계를 모두 놀라게 하며 기적을 만든 비결은 다름 아닌 한국이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 온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매일 20km 이상 자전거로 타이어 끌기 등의 피나는 체력 훈련과 쇼트트랙 코너링 기술을 익혀왔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쇼트트랙에서 매일 2시간씩을 훈련하며 코너링에 대한 감각을 익혀 왔다는 것이다. 빙속선수 출신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빙속에서 코너링을 할 때 원심력에 의해 바깥쪽으로 당겨지는 힘은 자기 체중의 4배에 달하지만 이를 버텨 내면서 속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달려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대표팀은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 코너링에 대한 감각과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최고의 속력을 유지하는 감각을 익혔다. 쇼트트랙 훈련은 2003년부터 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기술뿐만 아니라 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대표팀은 피나는 지상 훈련을 병행했다. 얼음장이 아닌 운동장에서 200m를 전력 질주한 뒤 1분 30초를 쉬고 또 다시 달리기를 15번이나 반복하는 인터벌 트레이닝, 자전거에 큰 타이어를 끌고 20㎞씩 페달을 밟는 등 혹독한 체력 훈련이 기술적인 요소와 함께 첨가됐던 것이다.

훈련은 올림픽 개막 50일 전까지 반년동안 계속됐고, 성과는 바로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이규혁과 이상화는 남녀 동반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석은 남자 2위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결과를 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사상 첫 금메달의 희망을 품게 됐고,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 이들 한국체대 07학번 동기들이 일을 내면서 동계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바로 그 원동력은 피나는 체력 훈련과 쇼트트랙 코너링 기술을 접목한 독창적인 훈련 방법이 숨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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