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연일 낭보가 날아들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우리 대표팀은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미터 경기에서 이승훈 선수가 아시아 최초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효자 종목인 남자 쇼트트랙 1500미터에서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표팀의 금빛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 시간 16일 치러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미터 경기에서 모태범 선수가 1, 2차 레이스에서 합계 69초82로 금메달을 따고 이튿날 17일에는 여자 500미터 경기에서 이상화 선수가 1위를 차지하면서 올림픽 사상 첫 남녀 500미터 동시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남녀 500미터 동시 석권은 1960년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사상 처음 있는 기념비적인 기록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선수단의 활약으로 17일 현재 우리나라는 금 3, 은 1개로 독일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은 메달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대표팀 당초 목표 순위 10위권 진입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하계 종목에 비해 동계 종목이 비인기 스포츠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누가 뭐라 해도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코칭 스탭의 과학적인 훈련 방법의 결과다.

여기에 국민들의 응원이 한데 어우러져 빛을 발한 쾌거 중 쾌거라 할 수 있다. 대표단의 금빛 사냥은 경기 침체와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 등으로 어수선한 국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 뒤에는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동료 선수들과 코칭 스탭 등 조력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있었기에 메달리스트들이 탄생한 것이다.

누구랄 것 없이 국위 선양을 위해 함께 피같은 땀을 흘려주고 팀내 경쟁자로 뛰어줬기에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과 조연으로 구분하지 말고 선수단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SBS가 밴쿠버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하면서 KBS와 MBC는 동계올림픽 소식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주 의무인 국민의 알권리를 방송사의 주관적 판단으로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KBS의 수신료 인상이나 MBC의 진실을 왜곡한 프로그램 제작은 결코 납득하기 어렵다.

밴쿠버 올림픽이 이제 초반 레이스에 불과하지만 쇼트 트랙, 봅슬레이, 스키점프, 피겨스케이팅 등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국민들에게 힘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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