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작가/문화 칼럼니스트

 

최근 단국대 운동의과학과 해외석학 초청 세미나에서 일본 쓰쿠바 대학의 다나카 키요지 교수가 강연한 ‘생활습관병과 허약화 예방을 위한 운동과 스포츠’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나카 교수는 1924년의 평균 수명은 남자 42.1세, 여자 43.2세였으나 2013년에는 남자 80.2세, 여자 86.6세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늘어난 수명만큼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화는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했다. 

다나카 교수는 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사망 원인은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건강하게 사는 수명의 시기는 달랐다. 1999년에는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피트니스 에이지(Fitness age), 즉 체력연령이 5~6 년 더 많았다. 실제 나이에 비해 체력적으로는 더 늙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건강하지 않은 상태의 수명 기간이 일본인은 9년, 한국인은 8년이었다.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건강하게 사는 시기가 1년 더 길다는 것이다. 한국노인들의 체력관리가 더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나카 교수에 따르면 노인들의 경우 허약해지면 근육량이 줄고 이로 인해 운동량이 부족해지고 식욕이 저하된다. 이것이 영양 결핍을 일으켜 허약해지고, 근육량과 운동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때문에 운동으로 근육량을 키우고 식욕을 증가시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발병률이 1.0이라고 하면, 댄스는 0.24, 걷기 0.67, 수영 0.71, 아기 돌보기 0.81, 집안일 0.88이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주목할 것은 비만 당뇨 지질이상 고혈압 등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것들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약으로 치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혈압이 높다거나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등의 진단을 받으면 큰 병에 걸린 것처럼 야단법석을 떠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  

병을 이기고 행복하게 사는 일본의 노인들도 소개했다. 오사카에 살고 있는 77세의 여성은 위암과 골다공증이 있었지만 3년 전부터 댄스 활동을 시작해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80세까지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이다. 99세의 할머니는 골다공증이 있지만 골프와 걷기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고, 89세의 할머니는 심근경색을 겪었지만 골프와 볼링, 피트니스 교실로 기운차게 살고 있다. 전립선 암 등 11가지 병을 안고서도 90세까지 팔팔하게 산 남성도 있었다. 비결은 운동과 취미생활이었다. 

다나카 교수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화려하게 나이를 먹는 것이 성공적인 노화라면서, 7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첫째가 운동이다. 야외에서 많이 움직이고 스포츠를 즐기라는 것. 둘째는 영양분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 셋째가 활발한 사회활동이다. 넷째는 가족 간의 교류. 가족 화목이야말로 건강한 노화를 위한 필수 조건. 다섯째는 음악 감상. 악기를 연주하거나 음악을 듣고 노래를 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면역력이 놓아진다. 여섯 번째는 지적활동. 컴퓨터 게임이나 독서, 쓰기 등 뇌를 활발하게 움직이라는 것. 마지막이 약물 노트 쓰기. 복용하는 약을 일기로 기록하면서 체크하면 약의 남용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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