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가슴 살

김길전

 

개미는 늘 참새의 가슴 살점을 그리워한다.
넘보지 말아야 할 허무에
귀 기울인다.
 
무슨 상관인가.
날개가 개미에게 던져졌을 때 이미 참새는 노래와도 결별한
이승 그 이후 청산해야 할
지상과의 업보
그저
땅 위를 기거나 그 아래 한 칸을 더 내려가
저를 아주 묻어 몸을 낮춘 것들의
이빨과 내세 사이를 떠도는
시린 허공의 맛
 
물어뜯고 싶다는 것과 그리워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과는 다르다
 
보는 이는 수월하고
등을 드러난 것은 죽어서도 온전히 파묻히기 어렵다
 
참새가 개미의 이빨에 얹힌 허기를 두려워하랴.
그 깊은 어둠과의 조우를 염두에 두랴.
저 아래 땅 위를 기거나
그 한 칸 아래로 아주
저를 낮춘 것들을.

 

[프로필]

김길전

문학광장 편집위원
황금찬노벨문학상 추대위원
제1회 호남문학상 수상
제3회 시제경진대회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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