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칠 팔각 갓집. 겉에는 붉은 칠을 했고 안에는 붉은 종이를 발랐는데 바닥중앙에 십자형으로 나무판을 세우고 주위에 실을 늘여서 갓이 흔들리지 않게 했다. (제공: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실제 생활에서 사용됐던 전통 목가구와 목공 소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은 개교 130주년을 맞아 소장하고 있는 전통 목가구와 목공 소품 100여점을 소개하는 ‘목木·공工’전을 연다. 전시회에선 공간과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제작됐던 목가구와 목공 소품을 5개 주제로 만나볼 수 있다.

▲ 오층 탁자. 오층으로 나뉜 탁자의 면 분할은 중국 청나라의 탁자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의 탁자와는 다른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이 가미된 독특한 탁자다. 아래 여닫이문에서는 나전장식과 자연의 나뭇결이 조화를 이룬다. 또 양 옆면에는 불로초, 운보문 등을 양각했다. (제공: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1실의 주제는 ‘탁자와 서안’이다. 탁자는 책이나 문방용품을 수장하기 위해, 서안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사용했던 것으로 주로 사랑방에서 활용됐다. 전시된 탁자는 사방이 모두 뚫린 형태, 수납을 위한 장 형태로 구분된다. 서안도 두루마리 종이에 글을 쓸 때 사용된 긴 형태 등 그 길이와 모양이 다양하다.

2실에선 작은 물품을 보관하거나 담아 이동하기 위해 제작된 다양한 목공 소품이 전시된다. 3실에선 장과 농을 감상할 수 있다. 의복이나 기타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데 사용됐던 장과 농은 하단에 받침다리가 있는데 이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이나 습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4실과 5실에는 각각 소반과 궤·함이 전시된다. 소반은 남녀노소 및 신분에 따라 식사를 구분하고 1인상을 받았던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여러 가구와 소품들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미감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오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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