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가습기 살균제 논란에 이어 각종 매장에서 사용하는 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와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환경정의는 15일 일부 대형 유통업체의 영수증에서 내분비교란의심물질(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와 비스페놀S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6곳에서 수거한 영수증을 조사한 결과, 신세계백화점과 홈플러스 영수증에서는 비스페놀A가, 현대백화점과 이마트의 영수증에서 비스페놀S가 검출됐다”면서 “검출된 영수증에는 해당 유해물질이 각각 0.7~1.2%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면서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비만을 일으키는 물질로, 영수증을 만질 때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 있다.

단체는 “영수증 유해물질 문제는 이미 2011년 한국소비자원이 밝힌 바 있으나 후속조치가 따라오지 않았다”며 “일본과 미국의 코넷티컷 주처럼 영수증에 비스페놀A를 금지하거나 캘리포니아 주처럼 비스페놀A가 들어 있는 제품은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전자 영수증을 활성화하고 불필요한 영수증 발급을 줄여서 시작 단계에서부터 환경오염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업체 측은 그러나 유해성 주장은 정확한 실험 결과로 규명된 것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16일 “업체는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영수증 유해물질 문제가 지난 2011년에 터졌는데 지금까지 끌어온 것”이라며 “영수증에 대한 규제가 없어 계속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또 유럽연합(EU)의 지난해 ‘유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없다’는 보고서도 반박했다.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의 주장을 인용해 “2015년 1월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보고서를 통해 ‘비스페놀A의 노출로 인한 소비자 건강 위해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비스페놀A의 유해성을 확인했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일일섭취 한계량을 50µg에서 4µg로 낮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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