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데카르트는 스칸디나비아의 추운 겨울날씨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데카르트 연구자인 독일 에를랑겐대학의 테오도르 에베르트 교수가 이의(異議)를 제기한 것이다.
에베르트 교수는 파리와 스톡홀름에 보관된 문서들을 검토한 연구보고서에서 “스톡홀름의 자크 비오구에 신부가 건네준 비소가 발라진 영성체빵을 먹고 비소중독으로 죽었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신 중심의 중세철학에서 인간과 이성 중심의 철학으로 전환을 꾀했던 데카르트는 고향인 프랑스를 떠나 개신교국가인 네덜란드에서 거주하며 <방법서설(1637년)> 등을 출간하는 등 급진적인 사상을 선보였다.
이에 비오구에 신부는 데카르트의 급진적 사상이 크리스티나 스웨덴 여왕의 가톨릭 개종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개신교 국가인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의 초청을 받아 1649년 가을 스톡홀름으로 간 후 크리스티나 여왕의 요청으로 일주일에 세 차례씩 새벽 5시에 철학을 강의했다.
여왕을 가르치기 시작한 지 2주일 만에 감기에 걸린 데카르트는 감기에 걸린 지 일주일 만에 폐렴으로 악화돼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됐지만 당시에도 독살설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다.
에베르트 교수는 보고서에서 주치의였던 반 불렌이 데카르트가 구토제 처방을 요구했다는 말과 함께 “오줌에서 피가 발견됐는데, 이것은 폐렴증세가 아니라 비소 같은 중금속에 의한 독중독의 증상”이라고 쓴 편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또한 데카르트의 스웨덴 궁정 강의를 주선했던 당시 스톡홀름 주재 프랑스대사도 “데카르트는 그의 죄 없는 생명으로 그를 시기하는 자들을 속죄했다”는 의미심장한 비문을 남겨 그 의문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