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3-4월 개봉작 7편..외화는 30여편
제작비 감소 탓..내년에도 '춘궁기' 계속될 듯

(서울=연합뉴스) '의형제'와 '하모니'가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의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있지만, 봄바람이 불면 외화의 파상공세에 한국 영화가 고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3-4월 극장가에 포진한 외화들이 수적으로 한국영화보다 4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에 따르면 3~4월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나문희ㆍ김수미 주연의 '육혈포강도단'을 포함해 모두 7편에 불과하다.

3월 개봉작은 감우성ㆍ장신영 주연의 스릴러 '무법자', 유지태ㆍ윤진서 주연의 '비밀애', '육혈포 강도단' 등 3편에 불과하며 4월 개봉작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폭풍전야', '베스트셀러', '집 나온 남자들' 등 4편만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ㆍ차승원이 주연으로 출연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순제작비가 50억원에 이르지만 나머지 영화들은 순제작비가 10억~40억원 정도인 중소 규모 영화다.

반면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아이언맨 2', 샘 워싱턴 주연의 '타이탄' 등 대작들을 비롯해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인빅터스'(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인 디 에어'(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등 모두 30여편의 외화가 3-4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개학과 중간고사가 맞물리는 3-4월이 전통적으로 극장가의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처럼 한국 영화 개봉작이 10편을 넘지 않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작년 3-4월에는 한국영화가 17편이 개봉했으며 2008년 같은 기간에는 18편, 2007년 동기간에도 17편이 개봉했다. 올해는 3-4월 개봉작 숫자만 비교했을 때 예년에 비춰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영화가 '춘궁기'를 겪는 이유는 최근 2년간 영화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영화 투자금액은 지난 2007년 4천612억원으로 최고조에 이른 뒤 2년 연속 내림세다. 2008년에는 3천40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천200억원 이상 급감했고, 2009년에는 전년에 비해 약 214억원이 줄어든 3천187억에 불과했다.

이는 2007년 하반기 이후 메인투자자들이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메인투자지분을 50%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는 등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J엔터테인먼트의 이창현 과장은 "3~4월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2년 전부터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가 확 줄면서 그 여파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이러한 현상은 내년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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