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예종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세퓨 제품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독성 화학물질 농도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160배나 더 많이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3일 세퓨를 제조한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08년 세퓨를 처음 제조할 당시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성분을 사용했다. 이 물질은 덴마크 케톡스사에서만 판매하는 살균·방부제 물질로 식품 첨가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흡입독성 실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씨는 과거 H사에서 근무하며 이 물질을 수입하는 일을 맡았다. 당시 H사가 수입한 PGH는 40리터였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빼돌려 2008년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PGH를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에 비해 40분 1정도로 희석해서 살균제를 만들었으면 문제가 안 됐을 수도 있는데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희석해야 할 물질을 4배나 강하게 넣었다. 결론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기준보다 160배나 높게 PGH를 넣어 제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PGH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때부터 오씨는 PGH와 PHMG를 섞어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퓨는 용기에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친환경 원료 PGH 사용’ 등을 표시해 소비자를 속여 왔다. 정부 역시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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