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대전 B교회에서 시위 중이었던 신천지 성도를 교인이 밀치는 장면. (제공: 신천지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교회 ‘헤이트 스피치’가 만든 ‘인격살인’ 토양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단’ ‘척결’ ‘퇴치’ ‘반사회적’ ‘반도덕적’ 이는 주류 종교계가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10여년 동안 쏟아낸 말들이다. 이는 주로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등 교단연합기관과 주류교단 목회자들이 단상에서 교인들에게 교육하는 내용이다. 또 주류 개신교를 대변하는 교계 언론들은 이를 집중 보도하며 교인들이 신천지에 대해 반감을 갖도록 여론을 만들어갔다.

한국교회 내에서 소위 ‘이단’이라고 규정된 단체들에 대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혐오 발언)다. 헤이트 스피치는 특정한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별 등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뜻한다. 약자에게로 향하는 ‘혐오(증오) 발언’인 셈이다. 혐오 발언은 증오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갖고 있어 전문가들은 ‘인격살인’적 발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헤이트 스피치의 폐해라 할 수 있을만한 사건들이 최근 발생하고 있다. 정규학교에서 교사가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학생의 뺨을 때렸다는 제보에 이어 이번엔 1인 시위에 나선 신천지 성도를 폭행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렸다.

지난 1일 대전 A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신천지 성도는 이 교회에 다니는 70대 여성으로부터 느닷없이 구타를 당했다. 여성은 우산으로 시위자의 머리 어깨 등을 수차례 내리쳤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이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이 교회에서는 신천지 비방 특강이 자주 이뤄졌다고 한다.

1인 시위 중이던 신천지 성도의 동행인을 향해 이 교회 교인들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등 인격모독적 표현과 제스처를 서슴지 않았다. 게다가 주차관리를 하던 교인이 소속 교인의 차량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시위자를 밀쳐서 넘어뜨렸다. 이 모습을 본 교인들은 ‘쇼한다’ ‘연기하는 거 같다’는 등 폭언을 일삼았고, 수치심을 느낀 시위자가 참다못해 고소까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을 전하면서 정작 10년이 넘게 신천지를 배척하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단 전문가를 앞세운 목회자들의 헤이트 스피치의 본질은 소속 교인들이 신천지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교인 단속에 효과적인 도구였던 셈이다. 그 결과 개신교인들이 신천지에 대해 갖게 된 반감이 어느 정도인지 이번 사건이 일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목회자들이 미움과 증오는 ‘마귀의 속성’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점은 자가당착에 빠진 한국교회의 실태를 반영하는 듯하다. 한국교회 스스로 목회자들의 반 성경적이고 모순된 행동이야말로 최근 신천지 시위의 원인이 아닌지 자문자답해야 하지 않을까싶다. 또 목회자들의 헤이트 스피치가 신천지 경계를 넘어 폭행마저 선동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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