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이 12일 오전 14명(정부 1~2차 조사)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덴마크 케톡스사 사장 인터뷰 동영상’을 최초로 공개한 가운데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세퓨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퓨’ 원료 공급 덴마크 케톡스 사장 인터뷰 영상 최초 공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아이와 산모 등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품의 원료가 중국에서 수입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정부는 세퓨 원료가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닌)라고 밝혀왔다. 이에 해당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보건당국의 조사가 허술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12일 오전 14명(정부 1~2차 조사)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덴마크 케톡스 사장 담가드씨와의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자료에서 담가드씨는 “한국기업의 요청으로 2007년 한국에 두 차례에 걸쳐 PGH 살균제품 40리터 이하의 양을 샘플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기업은 농업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샘플을 보내달라고 했고, 가습기 살균제 용도라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특히 담가드씨는 “PGH 샘플을 보낸 이후 정식으로 제품을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실제 세퓨 제품의 원료는 중국에서 PHMG를 수입해서 사용한 것이며 이런 내용을 중국 업자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 지난 9일 오후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 덴마크에서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덴마크 회사 케톡스 사장 담가드씨와 인터뷰 하고 있는 모습. (출처: 환경보건시민센터) ⓒ천지일보(뉴스천지)

PHMG는 옥시와 롯데 등 가습기 살균제 생산에 사용된 유해물질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PGH가 세퓨에 들어있다고 밝혀왔다. 만약 담가드씨의 주장대로 세퓨에 PHMG가 들어있을 경우 정부는 기본적인 제품 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 된다.

또한 담가드씨는 SK케미칼이 케톡스에 PHMG 분말시료 200그램 정도의 시료를 보내와 유럽시장 진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실제 SK케미칼은 1994년 세계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기업(당시 유공)으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사용된 3가지 살균성분(PHMG, PGH, CMIT/MIT) 중 2가지(PHMG, CMIT/MIT)를 공급했다.

단체는 “PGH를 사용했다는 세퓨 등의 2가지 제품도 실제로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PHMG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SK가 공급한 PHMG도 실제 중국에서 수입한 것인지, 세퓨에 사용된 원료도 실제 SK가 관여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가습기 살균제 전제품 100%의 원료를 SK가 공급하게 된 것이 되므로, 이런 모든 내용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에는 세퓨는 한국에서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만 팔아 한국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적어도 세퓨 제품에 관해서는 덴마크 또는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검찰 조사를 통해 진실이 정확히 확인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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