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까지 4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원내교섭단체 3당 간 법안 처리의 구체적인 합의가 없을 뿐더러 또 현역의원 292명 중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이 144명에 달하다보니 마지막 임시국회에 임하는 열의가 없어 보인다. 가뜩이나 상대당과의 정쟁(政爭), 발목잡기 등으로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아온 19대국회가 마지막 보여주는 모습에서도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으니 20대국회에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번 회기를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144명의 의원이나 다시 20대국회에 등원하게 될 148명의 의원들은 19대 임기가 시작되던 4년 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한다’는 내용인 바, 이제 임기가 20일이 채 남지 않은 시기에 선량(選良)으로 불리는 그들이 과연 자신과 소속당의 이익보다 국가이익에 우선했는지,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항간에서는 정치인을 두고 변신의 명수라고 한다. 국민 불신과 질타가 고조에 달할 때마다 잠시간 낮은 자세로 눈치 보다가도 일정 시기가 지나게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거만의 정치, 독단의 정치를 재개해왔던 바, 그런 행동들이 반복될수록 국민 마음속에서 정치 DNA가 가진 특유의 잘못된 유전인자를 못마땅해왔다. 물론 난잡한 정치의 한복판에서 부대끼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의원들의 가치관이나 애국, 위민관(爲民觀)이 일반국민과 다를 수 있겠다. 그렇더라도 건전한 상식선에서 나오는 인간으로서의 보편적인 판단은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국회의원과 일반국민의 생각이 확연히 다름은 여러 면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의원 특혜’ 논란이 있어왔지만 해결 기미가 없는 것은 의원과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서다. 19대 의원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 특혜가 과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우리나라 의원세비(연봉 1억 3796만원)가 과다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고, 많은 국민들이 지적하고 있음에도 의원 자신들은 “지역구활동비 등으로 쓰임새가 많다”는 항변이다. 19대국회가 엉망이라고 평가받아온 터에, 달리 방법이 없겠고 이제 국민기대는 하나다. 초선의원 132명이 새로 나서는 20대국회에서 정치 혁신을 통한 새 질서의 국회상, 꼭 실현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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