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위대한 소원’에 출연한 배우 안재홍이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류덕환·김동영, 쉬는 날에도 만나
지방에서 합숙하며 정말 친해졌다

갑덕이 마냥 생각 없는 캐릭터 아냐
워낙 독특해… 연기 톤 고민했죠

충열된 눈 표현에 특수렌즈 사용
워낙 커서 접어서 넣느라 고생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봉블리’ 정봉이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배우 안재홍. 이번엔 영화 ‘위대한 소원(남대중 감독)’에서 ‘갑덕’이로 또 한번 ‘갑블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영화 ‘위대한 소원’은 우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준(김동영 분)’과 갑덕(안재홍 분)이 루게릭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고환(류덕환 분)’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포복절도 코미디다.

안재홍은 한눈에 봐도 알만한 명품 옷만 입지만 티가 안 나는 게 함정인 ‘금수저’ 갑덕으로 완벽 분했다. 갑덕은 꼬박꼬박 말대답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매를 벌기도 하지만 친구 고환의 소원을 위해 누구보다도 고군분투하는 의리 있는 사춘기 소년이다.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 영화인만큼 주인공 안재홍과 류덕환, 김동영은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정말로 친해진 것 같아요. 작품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기간에 찐한 사이가 됐죠. 전부 다 지방촬영이었거든요.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합숙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쉬는 날에는 밥도 먹고 같이 쉬기도 하면서 정말로 친해졌어요. 그런 친함이 화면에도 녹아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재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인지 스텝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안재홍은 “개인적으로 지방촬영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즐거웠다”며 “즐거운 시간이었고 끈끈했다. 애정 농도가 짙은 촬영장이었다. 저예산 영화지만 스텝과 연기자들이 한마음으로 모여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 영화 ‘위대한 소원' 스틸. (제공: NEW)

영화 속 갑덕은 오로지 친구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뺨에 손자국이 남거나 눈이 빨개지도록 맞는다. 몸을 사리지 않은 덕택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폭소하게 된다.

그는 “고환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에서 갑덕이가 불량스럽지만 착한 면을 가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빨간 렌즈는 현장에서 추가됐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하다가 충열된 눈이 어떨까 해서 분장실장님이 급하게 특수렌즈를 공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렌즈가 커서 접어서 넣어야 하는데 잘 들어가지 않았다. 세종류의 렌즈를 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줬다”며 “진짜 쉽지 않았다. 좀비 역할 하시는 분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는 영화 ‘족구왕(2014)’을 통해 스크린에 얼굴을 처음 알렸다. 안재홍은 복학생 홍만섭으로 분해 자신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충무로의 신예로 떠올랐다. ‘족구왕’은 그에게 배우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굳히게 된 계기였다. 안재홍은 “‘족구왕’에서 많이 배웠다. 다른 외부적인 요건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러고 싶었다”며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바라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말만 이렇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웃었다.

“갑덕이가 너무 들떠 있는 캐릭터는 아니더라고요. 남준한테 계속 ‘안 된다고 했지’라며 브레이크를 걸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마냥 생각 없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아요. 워낙 독특한 인물이니까 연기할 때 선을 어떻게 잡아야 하고, 영화의 정서에 맞는 톤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는지 고민 했어요.”

▲ 영화 ‘위대한 소원' 스틸. (제공: NEW)

영화는 단순히 가벼울 수 있는 주제를 과감하게 풀어낸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재홍은 이에 대해 “덕환이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는 생각이 든다”며 “중심을 잘 잡아주지 않았다면 이 영화가 장난스럽게만 보일 수도 있을 텐데 덕환이가 진정성 있게 무게 중심을 잡아줬다”이라고 설명했다.

31살이 나이. 적지 않은 나이에 그는 연기자로서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다. 그는 “다양한 영화를 좋아한다”며 “어떤 장르나 이야기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모든 영화를 보는 편이어서 나의 바람과 욕심은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릭터에 갇히는 것을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이제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 어리다는 생각이 있어서 앞으로 잘 걸어가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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