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오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성도 10만여명이 CBS 기독교방송 본사를 비롯한 전국 12개 CBS 지사 및 한기총 앞에서 한기총 해체 및 CBS 폐쇄를 위한 10만인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 CBS 본사 앞에서의 궐기대회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엄청난 규모‧조직력에 놀라 “뭉치자‧싸우자” 연일 대응책 마련 부심

개신교
타종교 ‘척결·저주’ 외치며
예수 가르침 ‘사랑’ 전하나
교단·단체·언론이 한목소리

신천지
비난 속에서도 10년 ‘침묵’
이제야 호소문 발표 나서
“역사에 기록하기 위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가 최근 ‘한기총 해체, CBS 폐쇄’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회)에 두려워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천지교회 성도 10만여명이 CBS 기독교방송 본사를 비롯한 전국 12개 CBS 지사 및 한기총 앞에서 한기총 해체 및 CBS 폐쇄를 위한 10만인 궐기대회를 진행한 지난달 29일 이후 신천지를 비난하는 한국교회의 성명이 빗발치고 있다. 주요 교단과 연합단체, 목회자들은 결집해 신천지 퇴출과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등 엄포를 놓았고, 개신교계 언론을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이들의 나팔수가 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신천지교회가 ‘한기총 해체, CBS 폐쇄’ 서명운동과 1인 시위에 나설 때만 해도 한국교회는 일부 교단을 중심으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주요교단 목회자들은 물론 개신교계를 대변하는 언론들이 힘을 쓰는 모양새다.

개신교계는 신천지교회의 서명운동·1인시위 등에 놀랐고, 이후 진행된 대규모 궐기대회를 목격한 후에는 신천지의 조직적이고 규모를 갖춘 모습에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신천지가 서명운동과 1인 시위를 시작한 지난 3월 28일 이후 4월 중에는 한기총과 유관 단체들을 위주로 몇몇 성명이 발표됐을 뿐 이번처럼 개신교 언론까지 가세해 맹공을 퍼붓지는 않았다. 한교연의 주축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이 4월 7일 규탄 성명을 내고, 이어 12일 한교연이 성명을 냈다. 이날 한기총과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총회장으로 시무하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기하성 여의도)도 신천지 규탄 성명을 통해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신천지가 지난달 29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한 후 개신교계는 들끓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화두는 ‘신천지’가 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CBS를 중심으로 ‘신천지 증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기총·CBS 중심 ‘증오·저주’

한기총은 이달 2일 성명을 내고 교인 단속에 나섰다. 이들은 CBS 다큐멘터리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전국 55000교회에 배포하겠다고 밝히며, 신천지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지난달 19일에 이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들은 또 신천지 유관기관을 파악해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관련행사에 후원이나 참여를 막겠다고 결의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한인 기독교 방송들의 협의체 ‘세계한인기독교방송협회(WCBA)’도 신천지를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WCBA 21차 세계한인기독교방송인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개막식에서 이러한 성명을 채택했다. 이영훈 목사는 이날 “빛을 발해야 한다”면서도 신천지를 배척하고 척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설교를 전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자리에서 주선영 WCBA 명예이사장, 최삼규 국민일보 사장, 감경철 CTS 회장, 류영모 CBS 이사장 등이 환영사 격려사 축사 등을 전했다. 이번 협회에는 미국 WMBC-TV, WBS-TV, 애틀랜타 CBS, 한국의 CBS, 극동방송, CTS, C채널, 굿TV 등 국내외 40여 회원 매체 대표와 방송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신천지 예방 포스터를 무료로 배포하고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립한 국민일보는 CBS와 함께 신천지 OUT 운동에 앞장서왔으며 지난 1일 사설을 통해 신천지에 대해 “척결대상일 뿐”이라고 표현하는 등 노골적인 배척을 하고 있다. 이날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대표회장 고시영 목사)도 논평을 내고 “한국은 물론 세계에 흩어져 있는 750만 한국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4일 한국교회언론회는 급기야 “그 피가 그의 머리로 돌아가리라”라고 신천지를 저주하고 나섰다. 이들은 ‘하나님의 징계’를 운운하며 “신천지가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협박과 도전을 하고 한국교회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논평을 냈다.

CBS는 지난해 방송했던 8부작 다큐멘터리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재방송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오는 8일과 15일에도 신천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청년과 부모들을 인터뷰해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신천지 서명운동·1인시위에 ‘놀라’

그러나 개신교내에서는 한국교회가 결집해 신천지를 놓고 ‘증오’ ‘저주’ ‘배척’ ‘척결’ 등에 집중하는 모습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신교 한 매체는 기자수첩을 통해 경찰추산 3~4만명(신천지 자체 전국 집계 10만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에 주목하며 “한국교회의 실패가 바로 신천지가 발호한 토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신천지의 발호에 대해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건 지나친 단순화”라며 “그보다 기성 교회의 교단이 새신자 유치를 위해 표피적 프로그램에 집착하다 신학과 괴리된데 대해 반성하고 개혁해야 한다. 만약 이 같은 과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천지는 더욱 기승을 부릴 개연성은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또 한기총과 함께 신천지 척결을 외치는 CBS에 대해 “(기독교계 밖 일반 여론이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한기총과 거리를 두면서 한기총을 비롯한 기독교계의 자성을 촉구했어야 했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신천지, 왜 호소문 배포하고 나섰나

1995년부터 한국교회는 양대산맥인 예장합동과 통합을 통해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등 공식적으로 배척하기 시작했다. 또 주요교단 및 교단연합단체에서 활동 중이었던 이단대책기구들은 각 교회 특강을 통해 신천지에 대한 비난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미 각 교단을 위시한 한국교회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온갖 비난으로 신흥종단인 신천지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신천지 측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히려 신천지의 교세는 30년 동안 1666배가 성장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신천지는 왜 이제 와서야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전 국민에서 호소문을 배포하는 등 대응에 나섰을까. 신천지 측은 성경에 등장한 선지자들도 핍박을 받았기에 그동안 참았지만, 이 시대에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기록하기 위해 호소문을 배포하고 현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한기총과 CBS는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고, 우리를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 단체라고 했다”며 “우리는 참았다. 참은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고, 역대에 있었던 바 핍박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소문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현실이 역사에 기록돼 후대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신·구약에 기록된 핍박의 내용도 바로 이런 것이다. 신천지 역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이때에 우리나라와 세계 만국은 각각 어떠했는지 똑똑히 기록될 것”이라고 ‘진짜 바로 알자 성경과 신천지’ 글을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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