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살균제 유독성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된 서울대 조모(57) 교수가 옥시측 연구용역대금을 개인 명목으로 쓴 정황이 포착됐다.

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조 교수와 주변 계좌를 추적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교수가 옥시로부터 받은 용역비 일부를 개인적으로 쓴 단서를 파악했다.

옥시는 지난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위험요인으로 지목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그 해 10월, 조 교수 측에 실험을 의뢰하고 연구용역비로 2억 5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옥시가 지급한 연구용역비는 규정상 서울대 법인계좌로 입금됐고 조 교수가 필요할 때마다 비용을 학교 측에 청구하는 방식이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교수가 재료·기자재비·인건비 등으로 용도를 허위 기재해 돈을 받은 뒤 사적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교수를 상대로 이와 관련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 연구보고서를 조작하고 거액의 연구용역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6일 오전께 뇌물수수와 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조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족 등이 ‘옥시’ 영국 본사 ‘항의방문’과 관련해 4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옥시 본사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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