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교수협 “사태 본질 덮지 말라”… 학내정상화 논의기구 제안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화는 언제든 환영하지만 사태의 본질을 덮지는 말라”고 밝혔다. 이는 동국대 교무위원들이 최근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대화합하자”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동국대 교수협 비대위는 3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작년 말 이사 총사퇴 이후 이사장 성타스님을 3차례 면담하는 등 지속적으로 대화를 노력해왔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적반하장의 보복징계에 나선 것은 대학 당국이었다. 교무위원들의 대화 재개 제안 또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동국대 사태의 본질이 종단외압과 총장 보광스님의 논문표절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비대위는 “교무위원들이 ‘과거를 모두 덮자’고 요구했음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태의 본질은 종단외압과 총장의 표절에 있는데 이를 모두 덮어 버린다면 지난 16개월의 진통은 언제고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무위원들은 이런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터임에도 그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언급이 없었으니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국대 사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절실함을 거듭 강조했다. 비대위는 “불상사가 발생할 시 그 수습책이란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있다”며 “이것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 항의하던 사람들에 대해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하면서 모든 문제를 없었던 일로 돌리자 한다면 누가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월 열린 전체 교수총회에서 결의된 사항들을 거론하며 “우리는 조계종단, 법인, 대학집행부, 총학생회 등 모든 주체들 사이에서 실질적 결정권을 지닌 대표들로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 (학내) 문제들을 진지하고 신속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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