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의료본부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 17조원을 어린이들을 위한 무상의료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제공: 무상의료본부) ⓒ천지일보(뉴스천지)

건강보험 17조 흑자로 어린이부터 무상의료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가운데 건강보험 흑자 17조억원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무상의료가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4일 오전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단체는 “국민건강보험으로 걷은 보험료가 국고에 17조원나 쌓여있다”며 “이 돈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는커녕, 투자기금화 한다는 방침이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국가 정책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와 양육자들은 건강보험과 민영 어린이 의료보험을 따로 가입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공공보험이 아니라 ‘태아보험’이라는 민영보험에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의지하는 형국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단체에 따르면 현재 18세 미만 어린이들의 의료비는 1년에 약 7조원 정도가 든다. 이 가운데 매년 약 2조 5000억원 정도를 가계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증 입원소아환자 의료비 5100억원도 가계가 부담하고 있다. 단체는 이 같은 현실을 이용해 보험회사들이 산모들에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려면 태아보험이나 어린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가장 의료비 부담이 많은 미국조차 어린이들을 위한 무상의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미국은 1997년에 어린이건강보험프로그램(CHIP,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을 시행해 건강보험이 없어도 어린이들에게만은 무상으로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무상의료제도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2009년 미국시민권이 없는 이민자 가정의 어린이들에게까지 확대됐다.

그러면서 단체는 정부는 17조원의 건강보험 흑자를 투자운용 한다는 발상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날 가장 큰 아이들을 위한 선물은 아픈 아이들에게는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당장 5000억원이면 어린이들의 입원비부터라도 무상의료를 시행할 수 있다”며 “2조 5000억원이면 어린이에 대한 완전 무상의료를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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