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4곳 재무 건전성 비상
11곳은 차입금 의존도 30% 넘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30대 그룹 중 5곳이 부채비율 200%를 넘겨 재무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무려 7300%를 초과했다.

4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9개 그룹 252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장·단기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 차입금 총액은 279조 882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272조 9682억원)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165조 4827억원에서 167조 5840억원으로 2조 1013억원(1.3%)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단기차입금은 107조 4855억원에서 112조 2984억원으로 4조 8128억원(4.5%)이 늘어났다.

30대 그룹 전체의 차입금 의존도는 21.2%로 전년(21.1%)과 비슷했고 부채비율은 75.5%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란 총자산 중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순수 차입금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의존 수치가 높으면 그만큼 재무적으로 강한 압박을 받는다는 뜻이다.

30대 그룹 중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어선 그룹은 현대,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 등 모두 11곳이었다. 현대, 대우조선해양 등 4곳은 장기 차입금보다 단기 차입금이 많았다.

30대 그룹 중 부채비율 200%를 넘긴 그룹은 대우조선해양, 현대,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등 5곳이었다. 대우건설은 차입금 의존도가 22.5%로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7308.5%에 달했다. 지난 2014년(453.2%)에 비해 무려 1년 새에 6855.3% 증가한 것이다.

차입금 의존도가 전년에 비해 가장 높아진 곳도 대우조선해양으로 2014년 말 37.9%에서 작년 말 45.5%로 7.6%포인트 올라갔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KT&G로 0.4%에 불과했다. 영풍(3.3%), 현대백화점(6.8%), 삼성(8.0%)도 차입금 의존도가 10% 미만이었다. 차입금 총액은 하림, 한화, 현대백화점, KCC, 롯데 등 13개 그룹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반대로 영풍, KT, 금호아시아나, OCI, 포스코 등은 차입금 규모가 많이 줄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작한 현대그룹도 차입금 총액 자체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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