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족 등이 ‘옥시’ 영국 본사 ‘항의방문’과 관련해 4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옥시 본사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 유족과 환경시민단체 대표가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영국 본사 ‘항의방문’을 위해 4일 출국했다. 이번 항의방문은 지난해에 이은 2차 방문이다.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난해 5월 단체가 영국 본사를 찾았을 때 옥시 측 홍보담당 이사는 ‘영국은 한국과 법적 관계를 철저히 달리하고 있다’며 어떠한 코멘트도 사과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그 후 1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엊그제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가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판매된 지 15년, 2011년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밝힌 지 5년이 지난 뒤에서야 100억원의 보상계획을 밝혔지만 면피성 사과일 뿐”이라며 우리는 집단소송을 통해 정당하게 피해 보상과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옥시는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는가. 역학 조사와 동물 실험 결과를 은폐, 조작하느라 바빴을 것”이라며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이익은 100% 영국 본사가 가져갔다. 당연히 영국 본사는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항의 방문단은 5일 오전 11시 15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실을 주주들에게 알리고 본사 차원의 사과를 요구할 방침이다.

최 소장은 “옥시 주주총회에 참가한 주주들에게 ‘당신들이 투자하는 기업이 한국 땅에서 100명이 넘는 어린아이와 사람을 죽인 사실을 아십니까’라고 말하며 기업에 대한 투자비 회수를 요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항의행동은 옥시 본사 대표가 한국에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사회적 책임을 한국 국민에게 보여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 출국은 옥시 본사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요구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아들을 잃은 김덕종씨는 “지난해 영국 방문 시 옥시 측은 우리를 문전박대했다. 또 그들은 영국 옥시가 한국 옥시와는 별개며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영국 옥시는 한국 옥시의 모든 행위를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며 영국 본사가 사태를 책임질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방문단은 영국 런던 검찰청을 방문해 고발장도 접수할 방침이다. 가습기살균제인 ‘세퓨’ 원료공급사 덴마크 케톡스도 항의 방문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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