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한·이란 간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양국이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약 42조원에 달하는 경제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분야 59건을 비롯해 총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거뒀다.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외교·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하메네이는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하는 등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상생협력을 추구하자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날 오후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가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연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에 있어 인적, 문화적 교류 확대가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며 “교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양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문화원을 상대국에 개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로하니 대통령의 입장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인 경제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이란은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핵 활동도 반대한다는 입장 하에 중동지역은 물론 한반도에서도 핵을 없애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며 “원칙적으로 우리는 대량살상 무기 생산을 반대한다. 우리는 한반도가 이런 대량살상 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열쇠는 평화통일에 있음을 강조하는 등 한국과 이란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해 입장을 같이했다. 두 정상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바라는 메시지는 이번 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으로 문서화됐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의 성과는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각국에 양국 문화원이 설립되는 등 문화 및 인적교육 교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중에 하나가 ‘테헤란로’와 ‘서울로’를 이을 새로운 한·이란 우호관계의 상징이 될 ‘I타워’와 ‘K타워’가 서울과 테헤란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포스코건설은 이란 교원연기금공사와 이란에 한류문화 확산과 기업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문화복합공간 K타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측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건설비는 우리가 조달한다. 

한류의 거점이 될 K타워에는 한류 콘텐츠 전시·상영 공간과 한국어 학당, 태권도장 등 문화공간과 한식당, 한국 화장품, 한국산소비재 판매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 자동차, 전자제품 전시 쇼룸은 물론 필요에 따라 KOTRA·한국문화원·무역보험공사 등도 입주한다.

이란 역시 K타워와 같은 개념의 I타워를 서울에 추진키로 했으며, 이 또한 양국 공동선언문에 반영했다. 한류의 바람이 양국 간에 또 하나의 문화를 창출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각국 정상들의 만남은 자국의 국익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최대한의 경제적 이익을 낼 수 있는 통로를 찾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허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설혹 그것이 형식적인 내용일지라도 기대가 되는 것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해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발판이 될 것임을 지구촌이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우리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 더욱 힘내야 함을 다시 한번 인식시킨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인류가 진정 원하는 것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아닌, 평화가 하루속히 도래하는 것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이 평화를 위해 각국 정상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고의 경제효과를 창출해내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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