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앞두고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꼴찌라는 발표가 났다. 지난 2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조사 대상인 OECD 회원국 22개국 중 가장 낮은 점수인 82점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 중 20%가 ‘자살충동’을 경험했다는 조사 내용이다.

연세대 연구팀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초·중·고생 7908명(초등학생 4학년 이상 2359명, 중학생 2538명, 고등학생 3011명)을 조사대상으로 지난 3월과 4월에 학교생활 만족도, 개인 행복감 등을 일일이 물어 자료를 정리한 뒤 행복지수를 조사했다. 이 조사 자료를 OECD 회원국의 어린이·청소년과 비교해 마련한 보고서에는 ‘자살 충동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한 비율이 초등학생은 17.7%, 중학생 22.6%, 고등학생 26.8%이었다. 이는 전년도 조사 때보다 각각 3.4%포인트, 3.1%포인트, 2.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우려할 수준이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것으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페인(118점)이다. 그 다음은 오스트리아(113점)와 스위스(113점)였고, 이어서 덴마크와 네덜란드, 아일랜드, 스웨덴(107점) 순이다. 2009년 첫 조사 이후 2014년까지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60~70점대로 6년 연속 최하위였고 작년에는 90.4점으로 19위로 올랐지만 올해 다시 꼴찌의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꼴찌라는 사실은 결국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실제 나타난 사례들은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가정 화목이 돈보다 행복도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등학교 1년생들은 비슷하게 나타났고 고교 2~3학생들은 화목한 가족보다 돈이 더 행복감을 충족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황이 계속되는 한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더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게 ‘돈’과 경제수준이라고 하니 밝게 자라나야 할 미래의 주인공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물질만능화에 물든다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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