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 설치된 연등과 아기부처상.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 전통문화의 美 선보여
연등행렬 국내외 30만 기대
모든 세대 공감 ‘문화한마당’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봉축 마스코트인 동자승들이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삭발수계식을 가졌다.

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린 ‘동자승 단기출가 보리수 새싹학교 삭발·수계식’에서 10명의 어린이 불자들이 동자승으로 거듭났다. 어린이 불자들은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을 계사로 삭발과 수계식을 마친 후 장삼과 가사를 입고 의젓한 모습의 동자승으로 탄생했다. 동자승들은 원공(김근영), 원찬(김서준), 원융(이창복), 원영(이탁경), 원밀(이한율), 원욱(이현욱), 원휴(이호률), 원행(장세웅), 원응(정영훈), 원경(차승훈)이라는 법명도 받았다.

동자승들은 3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했다. 자승스님은 단주(구슬을 꿰어 만든 짧은 염주)와 함께 학용품과 간식 등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선물했다.

천진난만한 모습의 동자승들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봉축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청와대 방문, 경찰청 대법회, 연등행렬 등을 통해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국회 및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해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봉축 마스코트 동자승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연등회의 축제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올해 연등회가 3일 앞으로 다가와 불교계도 봉축 행사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는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연등회(연등축제)를 개최한다. 6일 조계사 옆 우정공원, 서울 봉은사, 청계천 일대 전통등 전시를 시작으로 7일 연등행렬과 8일 전통문화마당을 진행한다.

▲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교계가 봉축행사 기간 서울 청계천에서 전통등 등을 선보여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오색빛깔 ‘10만 연등’ 서울도심 수놓다

오색으로 다양한 빛깔을 연출하는 아름다움 전통등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대형사찰 봉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진여문 앞에서 제19회 ‘봉은사 전통등 전시회’ 개막식을 열었다. 전통 한지로 만든 미륵반가사유상을 비롯해 닭싸움 놀이, 병정놀이, 기린과 아이들, 해님 달님, 제기차기 놀이, 사명대사, 세속오계, 법고동자등 등 42점의 다채로운 색상의 전통등이 전시되고 있다.

조계사 우정공원에서는 6일부터 올해 연등행렬에 참여하는 행렬등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연꽃등, 나비등, 동자등, 승무등, 보리수등, 범종등, 윤장대등 외에도 카카오톡등, 둘리등 귀여운 창작등도 전시된다. 전통등 전시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서울 청계천에서 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불교, 서울을 품다’ 특별전시회에서도 반야심경등, 육법공양, 마애좌상 등의 전통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연등회의 하이라이트 연등행렬은 7일 오후 7시 동대문으로 시작으로, 10만개 연등과 135개 장엄등이 서울 도심을 수놓아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등행렬 선두등으로는 현재 사사자삼층석탑등과 함께 광화문을 밝히고 있는 4개의 주악비천등이 예정돼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연등행렬에 동참하는 베트남 불자들이 자국의 전통등을 들고 나온다. 스리랑카 불자들도 전통팔각등을, 네팔 불자들은 전통문양 사각등과 함께 마야왕비와 아기부처님, 룸비니 아쇼카석주 장엄등을 준비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초청한 외국관광객 300여명과 외국인 예약참가객 2000여명도 동참한다. 오후 9시 30분 회향한마당이 시작되는 종각사거리 일대에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강강술래 등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연등회 마지막날인 8일 정오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는 전통문화마당이 열린다. 130여개의 부스에서는 내외국인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희망을 테마로 한 ‘청춘마당’을 비롯해 ‘전통마당’ ‘국제마당’ ‘나눔마당’ ‘NGO 마당’ ‘먹거리 마당’ 등 주제별로 다양한 부스들이 세워진다. 사찰음식, 명상, 연화만들기, 세계불교문화체험 등 오감을 만족할만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봉축법요식은 5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조계사 등 전국 사찰에서 봉행된다.

▲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학교에서 출발한 화려한 연등행렬이 동대문을 지나 광화문 광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제공: 연등회보존위원회)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연등회’

한편 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는 등불을 밝혀 자신의 마음을 맑고 바르게 해서 부처의 공덕을 기리는 의식으로, 신라 진흥왕 12년(551)에 팔관회(八關會)의 개설과 함께 국가적 행사로 열리게 됐고 특히 고려 때 성행했다.

이날에는 등불을 밝혀 다과(茶菓)를 베풀고, 임금과 신하가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기며, 부처님을 즐겁게 하여 국가와 왕실의 태평을 빌었다. 연등행사와 관등놀이, 탑돌이 등 갖가지 행사가 벌어졌다.

조선 때는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숭상한 때이므로 불교가 힘을 못 썼으나 이미 민속으로 굳어져 버렸기 때문에 여전히 집집마다 관등(연등)을 달고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등을 파는 등 명절과 같은 날이 됐다. 오늘날에는 모든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축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올해 연등회는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힘을 북돋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연등회보존위는 7일 오후 연등행렬 행사에 약 30만명의 내외국인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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