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위대한 소원’에 출연한 배우 김동영이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남준과 성격 70~80% 비슷해
친구들 사이서 저지르는 스타일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웃었다
촬영하다 든 피멍 ‘훈장’ 같아

웃음 강요 않고 공감되는 영화
특정한 색깔 정해진 배우 아니라
매 작품 다른 모습 보여 주고파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혈기 왕성 코미디 영화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이 지난 21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24만여명을 돌파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이대로라면 손익분기점인 41만 돌파도 기대된다. 천만 배우가 등장하거나 수십억대의 제작비가 든 영화는 아니지만 SNS와 블로그 등에서 입소문으로 퍼져나가면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위대한 소원’에는 배우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세 배우가 시종일관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공부는 꼴등이지만 의리만큼은 1등인 어설픈 상남자 ‘남준’의 활약이 돋보인다. ‘남준’ 역을 맡은 배우는 바로 김동영이다. 이름을 들어선 잘 모르지만 사진을 보면 ‘어! 저 배우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는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해 ‘글러브’ ‘완득이’ ‘끝까지 간다’ ‘무수단’ 등에 출연해 내공을 쌓아왔다.

앞서 지난 3월에 개봉된 ‘무수단’에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번엔 ‘위대한 소원’의 주연 배우가 돼 돌아왔다.

▲ 영화 ‘위대한 소원’ 스틸. (제공: NEW)

“대중한테 알려지지 않은 연기자인 제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으니 엄청 긴장되고 매 맞는 기분이에요. 저예산으로 촬영해서 많이 커졌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이렇게 매체 인터뷰를 삼청동에서 하는 것도 (다른) 선배님한테만 들어봤어요. 그때 저는 ‘아, 많이 힘드시겠다’ 이야기했죠. 제가 이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웃음). 엄청난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아요.”

지난달 만난 김동영은 처음 맡은 주연과 진행되는 인터뷰에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금세 활발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참여했다. 바로 남준의 모습이었다.

김동영은 “남준과 70~80% 비슷하다. 친구들하고 있을 때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저지르고 세세한 그림은 친구들한테 맡기고 한발 빠진다. 내가 거의 리드하는 스타일”이라며 “원래 성격은 친해지기 전까진 낯을 가린다. 친해지면 잘 웃기도 하고 말도 많이 한다. 남준이도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연기할 때 웬만하면 내 성격대로 하자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제가 걸리면 다 소환이었어요. 수업 중에도 ‘김동영하고 누구랑 몇 반으로 오래’라는 말을 듣고 가면 이유도 모르고 맞았죠(웃음). 남중 남고 나와서 선생님들에 대한 추억이 많아요. 선생님들이 웃겨주실 땐 재밌게 해주시고, 혼낼 때는 화끈하게 하시잖아요. 요즘 애들처럼 대드는 건 상상도 못 했죠.”

영화에는 유난히 맞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중에서도 칠판을 붙잡고 선생님한테 허벅지를 맞으면서 친구의 비밀을 지키는 의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그 장면을 찍을 때 정말로 맞았다. 물론 박스를 바지 안에 대기는 했는데 몇 신을 찍다보니 나중엔 박스가 숨이 죽어 피부랑 밀착됐다”며 “(안)재홍이 형은 한 대 맞아서 괜찮았는데, 저는 여러 대 맞아서 정말 아팠다. 끝나고 나서 보니 피멍이 들었더라.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고 생긴 훈장 같았다”고 회상했다.

처음 하는 코미디지만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부담이 적었다. 김동영은 “글을 보고 웃기가 쉽지 않은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대사 보고 웃고, 상황보고 웃고, 계속 막힘없이 웃었다”며 “감독님이 남준 캐릭터로 캐스팅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 영화 ‘위대한 소원’에 출연한 배우 김동영이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일 재밌는 장면을 꼽아보라고 하자 그는 “하나같이 다 주옥같아서 고를 수가 없다. 모든 부분이 호흡들이 웃긴 것 같다. 웃기려고 웃긴 게 아니라 그 상황은 웃기는 데 너무 진지해서 웃기다”며 “억지로 ‘웃어라, 웃어라’ ‘울어라, 울어라’ 하는 부분이 없어서 좋았다. 친한 친구끼리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많이 공감돼서 재밌었다”며 웃었다.

“하고 싶은 배역 이렇게 정하는 것보다 많은 작품을 해서 다양한 역할로 대중들한테 ‘아 저렇게 연기하는 친구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직 대중들한테 알려야 하는 입장이고, 원래 갖고 있던 생각도 그렇고요. ‘여기선 이렇게 봤는데 저 영화에선 저렇게 나오네’라는 반응이 나오게끔 다양하게 보여지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한 길을 걸어온 그지만 경력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 아닐까.

“저의 위대한 소원 중의 하나는 ‘쟤 나오면 무조건 봐야지’라고 할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특정한 색깔이 정해진 배우가 아니라 매 작품에서 다른 모습이 기대되는 배우요. 두 번째는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친구를 포함해, 같이 일했던 스텝과 동료들, 여기 계신 기자님까지도요. 그러려면 위대한 소원이 잘돼야 되겠죠(웃음).”

▲ 영화 ‘위대한 소원’ 스틸. (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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