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네이버 등 주요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는 오랜 시간 ‘신천지’였다. 이날 오후 전국에서 진행된 ‘한기총해체·CBS폐쇄 촉구를 위한 신천지 10만인 궐기대회’ 때문이었다.

한기총과 전국 12개 CBS사옥, 국회 및 전국 시청 앞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날 집회는 여러 화제를 낳았다. 지역별로 5000~1만명씩 모인 집회 현장을 본 시민들은 “신천지 교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외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내용을 들어보니 CBS의 편파보도가 도를 넘었다” “한기총의 거짓말과 개종목사의 행태가 충격적”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CBS가 ‘반사회적 집단, 신천지’라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시종일관 질서정연한 집회가 눈길을 끌었다. CBS의 주장을 염두에 둔 듯 그 어떤 집회 때보다 많은 경찰이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이날 CBS나 한기총이 바랐을 폭력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복면을 쓴 사람도 쇠파이프를 든 사람도 없었다. 물벽도 차벽도 필요 없었다. 모두가 평화를 상징하는 흰옷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집회 후 미리 준비한 쓰레기봉투로 뒷마무리까지 확실히 하는 모습은 선진 집회 문화의 전형을 보여줬다. 현장을 지킨 경찰들도 한결같이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운 집회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려가 깃든 평화적 도심 집회는 모두의 바람이었지만, 그간 합당한 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 평화 집회의 모델을 CBS가 반사회적 집단이라고 주장해온 신천지의 집회에서 보게 됐다. 누가 했든 잘한 것은 인정하고 필요하면 차용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날 광주 CBS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 수십개를 내걸었다가 강제로 수거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말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집회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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