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애 반대 측 한 목회자가 단상 뒤 벽에 걸린 현수막을 떼자 관계자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뉴스천지)

동성애 반대 측 목회자·교인 고성 지르며 항의하고 몸싸움까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개신교 진보진영이 동성애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김조광수씨를 초청해 마련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을 우여곡절 끝에 진행했다. 그러나 애초에 행사를 열려고 했었던 장소인 조에홀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8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기로 했던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을 7층 소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초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2층 조에홀은 행사를 반대하는 개신교 보수진영 목회자 및 교인들이 한 시간여 전부터 점령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행사장 문 밖에서 사전에 접수된 인원만 받겠다고 통제를 했다. 이후 반대 측 교인 수십명이 2층 계단에서 1층 로비를 지나 건물 밖까지 줄을 서서 행사장 안으로 진입을 하기 위해 기다렸다. 주최 측의 통제에도 사전에 들어온 반대 측 목회자 및 교인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후 7시 40분이 넘어가면서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행사 장소가 옮겨졌다는 첩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조에홀은 아수라장이 됐다.

8시 10분께 NCCK 인권센터 관계자는 “행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며 “행사를 준비하는 측에서는 행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야기마당은 내부 간담회로 준비했지만 의도와 관계 없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며 “7시 20분까지 한 시간 동안 오늘의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사전에 상의 없이 들어오신 분들께 정중하게 나가달라고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NCCK 인권센터 관계자가 행사가 진행되지 않음을 알리자 동성애 반대 측 교인들이 달려들어 항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교인들은 상기된 얼굴로 NCCK 관계자를 행해 ‘거짓말을 했다’ ‘목사 떼려쳐라’ ‘저런 것도 목사야?’라는 등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한 목회자는 격분해 단상 위로 올라가 벽에 설치된 현수막을 떼어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주최 측과 한 차례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도 동성애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한교연 소속 예장통합 동성애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200여명이 행사장 밖에서 NCCK 해체와 김영주 NCCK 총무의 사퇴를 촉구하며 극렬한 반대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자 중에는 울면서 규탄시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편 김조광수 감독은 한국기독교회관 7층에서 NCCK 소수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고 동성애자인 신자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이해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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