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직 집행위원장. (제공: 전주국제영화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미래 영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재능인을 발굴하고, 독립정신을 지지하며, 전 세계 영화작가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개막했다.

오는 5월 7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제에서는 영화제 역대 최다인 45개국 2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서 벌어지는 세계적인 잔치인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이번 슬로건은 ‘전주, 봄의 영화 도시’다. 본지는 지난해 7월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충직(58)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영화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슬로건 ‘전주, 봄의 영화도시(Cinepolis Jeonju)’란.

‘전주, 봄의 영화도시(Cinepolis Jeonju)’는 개최 도시인 ‘전주’와 개최 시기인 ‘봄’을 전면에 내세우고,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전통문화의 고장인 ‘전주’에 현대 예술의 총아인 ‘영화’를 결합해 전통과 첨단을 아우르는 ‘영화도시(Cinepolis)’로서 전주를 강조했다.

◆올해는 어떤 프로그램에 집중했나.

‘집중’이 올해 영화제의 기조인 대로 영화의 본질에 접근하는 프로그램 구성에 힘을 실었다. 바로 ‘익스펜디드 시네마’와 ‘시네마톨로지’ 섹션이다. ‘익스펜디드 시네마’는 오늘날의 영화가 회화·음악·드로잉·사진·코믹스와 어떤 방식으로 융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네마톨로지’ 섹션에서는 감독뿐 아니라 영화제작의 과정·장르·관객성 등으로 주제와 대상을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은.

올해 영화제는 전주 ‘영화의 거리’에 한정하여 진행된다. 관객을 영화의 거리 한 곳에 모아 축제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려 한다. 영화의 거리가 가진 상징성 강화와 근처 상권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신설된 다큐멘터리 상도 주목할 만하다. ㈜진모터스의 후원으로 한국경쟁 부문이나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 중 한 작품에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영화의 거리에 야외 상영장을 만들고 폐막식을 부활하는 등의 변화를 준 이유는.

이를 통해 영화의 거리라는 지역성을 최대한 살려 지역 주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야외상영을 통해 전주시민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까지 이른바 ‘7+3’ 시스템으로 7일 동안 계획된 프로그램과 시상식을 진행하고, 나머지 3일 동안은 화제작을 상영하던 운영 방침에도 변화를 줬다. 올해부터는 10일 내내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안하는 ‘대중성’이란.

전주영화제가 이룬 성과도 많았지만 시민친화형 프로그램 및 부대행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색깔은 그대로 가져가되, 보다 너른 스펙트럼의 관객 성향을 수용할 수 있도록 애썼다. 올해 야외상영에 힘을 준 것도 대표적인 일환이다. 야외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의 목록을 보면,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음악영화, 재난영화 등 다양한 관객 취향이 수렴하면서도 동시에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상영작 선정에 고심한 프로그래머들의 고민이 배어 있는 것.

◆폐막작으로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선정한 이유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영화인의 진부함을 삶의 진부함과 대면하는 패기로 맞바꾼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선정한 것 자체로 감독 개인에게나, 전주국제영화제에게나 의미가 깊다. 엄밀히 말하면 완벽히 같은 영화는 아니고, 새로운 편집을 거쳐 8분가량 러닝타임이 줄어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다. 한 때 독립영화의 기수였던 류승완 감독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돌아온 이 시점에 그의 모습을 다시금 대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어떻게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모든 영화팬들에게 한 말씀

봄에 열리는 영화축제 마음껏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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