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7일 개봉하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감독 조 루소·안소니 루소)’가 국내 마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는 실시간 예매율 95.1%로 예매율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시간이탈자’가 1.0%, 3위인 ‘주토피아’가 0.4%라는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앞서 ‘퍼스트 어벤져(200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등도 역대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다른 제작사에서 제작한 ‘슈퍼맨’ ‘배트맨’ 등의 히어로물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초능력자이거나 첨단과학으로 인한 돌연변이로 일반인과 비교할 수도 없는 막강한 힘을 가졌다. 이들은 지구와 우주, 신(神)의 세계를 넘나들며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운다. 현실에 있다면 무서웠을 히어로가 스크린에서 인기 있는 비결은 뭘까.

대부분 히어로물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현대 사회의 폐해가 배경이다. 이는 우리나라 마포대교와 세빛둥둥섬이 등장하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통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슈퍼히어로 대다수가 어린 시절 성장통을 겪었다. 어벤져스의 리더 캡틴 아메리카는 태어날 때부터 작은 키에 마르고 왜소한 허약 체질로 군 입대를 번번히 거부당했으며, 덩치 좋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다. 슈퍼맨은 친구들에게 괴물 취급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숨기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외삼촌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세계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첨단 네트워크화 됐지만, 이로 인해 삶의 주인공이어야 할 자기 자신(개인)은 사라지고 서로가 공존하는 법 또한 잊어가며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률 1위, 실질임금 하락, 물가 상승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와 똑같이 힘든 시간을 보낸 히어로들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는 초현실적인 영화를 통해 이 시대 어딘가에 있을 히어로를 기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히어로들의 갈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을 더 부각시켰다.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두고 대립하는 아이언맨팀과 캡틴 아메리카팀. 과거 친구 윈터솔져와 현재 친구 아이어맨 사이에서 갈등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과거 같은 경험을 한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영화를 보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과연 이들은 우리가 이 시대에 원하는 히어로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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