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 결과는 16년 만에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 냈으며, 보수층도 선거결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정부와 여당 심판에 대한 성격이 강했다. 이 외에도 총선 결과 나타난 특이한 현상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기독자유당의 약진이다. 기독자유당은 불과 창당(3월 3일) 한 달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현역의원(이윤석)을 앞세워 2.63%(62만 6853표)의 득표율을 내며, 원내 진입은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봤다며 고무돼 있다. 총선에서 기호 5번을 받은 기독자유당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한기지협) 등과 한국의 대형교회와 한국보수교단과 목회자들에 의해 창당됐으며, 특히 대전 중문교회 장경동 목사 같이 예배시간에 홍보영상 시청을 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도 서슴지 않으며 교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여기서 잠시 이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다를 바 없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로서 극단적 사고체제를 가졌으며, 차별과 편견 그리고 저주와 혐오가 체질화돼 있으며, 한국 정치의 극우적 보수화에 앞장서 왔으며, 종교와 신앙보다 정치와 권력에 더 가까워지기를 노력해 온 세력으로 보는 데 있어 조금도 주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같이 기독정당들이 끈질기게 정치 세력화와 원내 진입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 신앙적 차원이 아니더라도 일반적 차원에서도 그에 대한 정당성과 합법성 여부에 대해 고찰해 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대한민국 헌법은 분명 ‘정교(政敎)분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먼저는 헌법 제20조 1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제2항은 ‘국교(國敎)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하여 국교부인과 정교분리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서 종교의 자유가 갖는 범위는 신앙의 자유, 종교적 행사의 자유, 종교적 집회 결사의 자유, 선교(포교)의 자유 등을 말하고 있다. 또 정교분리가 갖는 의미는 정치에 대한 종교의 중립과 국가로부터 모든 종교는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종교가 정치에 간섭하거나 종교단체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금지되고, 국가도 특정의 종교적 교육이나 종교적 활동을 할 수 없으며, 국가가 특정 종교를 특별히 보호하거나 억압하기 위해 재정적 경제적 특혜를 부여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러함에도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나라의 기독교는 나라 위에 군림하며 나라의 헌법마저 무시한 채 정치와 하나 되기를 애써 왔고 권력화되기를 힘써 왔으니, 이는 신앙이기를 포기한 채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마저 부패하게 하며 사회 질서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이른 것이다.

약 13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기독교는 시작에서부터 오늘까지 정치권력과 어떻게 하나 돼 왔는지에 대해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는 잘 말해주고 있다.

먼저 기독교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기독교 즉, 예수교가 아니라 예수교의 탈을 쓰고 자기 교리를 믿지 않는다고 마녀사냥식으로 개종을 일삼아 온 칼빈을 신봉하는 장로교가 주된 세력임을 알 수 있다. 이 장로교는 일제강점기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신 즉, 신사에 참배하므로 일본이라는 이방의 정치권력과 하나 된 것이 첫 번째다. 또 1979년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 즉, 10.26사태 이후, 12월 12일 전두환 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 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사건인 12.12사태로 사실상 정권을 장악하며 제5공화국이 출범했으나, 하극상에 의한 정권을 정당화시키는 과정에서 정치 반대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청교육대’를 운영했으며, 진보 기독단체 및 종교단체를 견제하기 위해 이단정화라는 미명하에 ‘청지기 교육원’을 반포에 설립해 5공 정권을 정당화하고자 했다. 이 때 설립된 청지기 교육원 역시 장로교를 위주로 한 종교 보수단체였으며 전국 교회와 교단을 교육하고 운영하며 정치권력화 됐으니 두 번째다. 또 1989년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라는 진보기독단체에 맞서기 위해 보수기독단체가 필요했던 정부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 한기총)를 결성케 해 정부 비호세력으로 장려해 왔으니 세 번째다. 이와 같이 한국기독교는 시작과 함께 정치권력과 하나 돼 왔고, 나아가 그들을 비호 내지 옹호하고 기생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 부상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신(神)의 이름으로 신을 모독하며 정치권력이 돼 돈과 명예와 권력을 쫓는 한국교회는 이제 그 가면을 벗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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