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백은영 기자] 조선왕실의궤환수위(사무처장 혜문스님, 이하 환수위)는 11일 ‘일본 외무대신에게 조선왕실의궤의 반환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조선왕실의궤’를 즉시 반환할 것을 촉구했다.

환수위는 성명서를 통해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의 주요의식과 행사의 준비과정 등을 상세하게 적고 그림으로 만든 문서로 이는 의례가 되풀이되는 왕실에서 의례의 본보기를 만들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록문건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일본의 조선강점시기인 192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 궁내청으로 반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궁내청에 소장된 의궤 중에는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가 포함돼 있다. 명성황후는 일본의 조선강점 당시 일본 공사 ‘미우라’의 주도하에 암살됐다. 이런 비극적인 시해사건과 관련된 장례기록이 지금도 일본소유로 돼 있다는 것은 우리민족의 커다란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수위는 “2006년 남측에서는 일본 궁내청이 소장한 ‘조선왕실의궤’를 돌려받기 위해 ‘조선왕실의궤환수위’를 구성하고 반환운동을 시작했으며, 이어 북측의 ‘조선불교도연맹’의 적극적인 연대활동으로 남북의 공동합의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남측 국회에서는 ‘조선왕실의궤’를 일본 궁내청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한일관계의 발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 2006년 12월 정기 국회에서 ‘조선왕실의궤 반환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며, 일본에서도 2007년 4월 6일 중의원 문부과학위원회에서, 5월 24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대정부 질의가 있었으며, 일본 정부는 ‘개별적 사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환수위는 “2007년 일본의 시민단체인 일조협회도 후쿠다 총리에게 ‘조선왕실의궤’의 조속한 반환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으며, 2008년 4월 남측의 외교부 장관과 일본의 외무대신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면서 “우리는 경술국치 100년을 맞는 시점에서 일본 정부가 조선강점에 대해 참회하고 우리민족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여 ‘조선왕실의궤’를 즉시 반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수위는 ‘외무대신 殿’이라는 제목의 반환요청 서신에서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일본은 국유문화재는 원칙적으로 돌려주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 원칙에 따라 일본 궁내청 소장 도서 852책이 한국 측으로 인도되었던 사실이 있다. 어떤 경위인지 모르지만 ‘조선왕실의궤’는 이 당시 한일 양국 사이의 논의 대상에서 누락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조선왕실의궤’는 지금이라도 ‘한국’ 측으로 인도돼야 할 물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선왕실의궤의 반환 당위성을 피력했다.

더불어 “지난해 도쿄대학이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한국 측으로 인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많은 한국민들은 ‘일본의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며 “일본의 정신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궁내청’에서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서 더 이상의 문제로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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