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연합뉴스)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대중교통수단 운행이 중지되고 정전사태가 속출하는 등 사실상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사진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 비엔나의 한 마을에서 눈으로 뒤덮인 나무와 차량 옆으로 우산을 든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
(애틀랜타=연합뉴스) 동부의 잇단 폭설, 영하로 내려간 플로리다. 서부의 폭우와 이상고온

워싱턴 D.C를 비롯한 동부 해안 일대에 10일 또 다시 강풍을 동반한 대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올 겨울은 각종 기상이변과 이상기온으로 점철되고 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지난주말 내린 폭설로 D.C.의 적설량은 45인치(114㎝)를 기록, 연 평균 15인치(38㎝)의 적설량을 무색케한 것은 물론 지난 1898-1899년 겨울의 54인치(137㎝)의 최고 적설량 기록에 육박했다.

이런 가운데 10일 다시 폭설이 내리기 시작함에 따라 D.C., 볼티모어 및 필라델피아는 역대 최고 적설량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중순에는 햇볕과 태양으로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로 불리는 플로리다주가 북극 한파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플로리다까지 엄습한 북극 한파로 북서부 탤러해시는 1월11일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 1982년의 최저기온 기록을 갱신했고, 남부 웨스트 팜비치도 영상 0.5도를 보여 영하권에 근접하는 기온을 보였다. 마이애미도 1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17도로 떨어졌고, 지난 1월10일에는 영상 1.6도로 최저기온을 보여 영하권에 육박했다.

이상 한파로 전세계 오렌지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플로리다의 오렌지 나무에 고드름이 얼고 냉해를 입어 생산량이 30-40% 이상 줄어들 전망이며, 수족관 어류와 열대어 등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1월초에는 북극에서 확장한 찬 기단으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기온이 알래스카나 뉴욕보다 더 추운 이상현상을 낳기도 했다. 1월6일 애틀랜타의 최저기온은 영하 7도를 기록한 반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는 영하 1.6도, 뉴욕주 버펄로는 영하 6.6도 그리고 캐나타 몬트리올은 영하 5.5도로 애틀랜타 보다 기온이 더 높았다.

반면 서부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월말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폭풍이 나흘째 몰아쳐 곳곳에서 강풍과 홍수 피해가 속출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산악지역에는 지난 1월18일부터 나흘간 150㎜ 이상의 비가 내렸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겨울철 평균 강수량이 6.28인치(15㎝) 였지만 올해는 10.68인치(27㎝)의 비가 내려 3년간에 걸친 가뭄이 해갈된것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까지 발생했다.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1월 연평균 기온이 섭씨 5도를 보여왔지만 올 겨울에는 8.3도로 플로리다주의 탤러해시보다도 더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시애틀 인근에 있는 2010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캐나다 밴쿠버도 역대 1월 최고 기온을 갱신하면서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눈이 부족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통에 봄꽃인 수선화가 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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