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천지 자체 조사결과(중복체크 가능)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강제개종교육을 받은 교인은 641명이나 된다. 이 중 333명이 감금을 경험했으며 267명이 납치, 227명이 폭행을 당했다. 또 이들 중 351명이 협박 및 세뇌를 당했으며 79명이 수갑 및 밧줄에 묶였고, 29명이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는 등 충격적인 인권침해를 경험했다.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종교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빚어지는 강제개종교육은 엄연한 인권유린이자 기본권 침해다. 그 심각성을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살펴보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강제개종교육에 장단을 맞추는 공권력의 실태를 진단한다.

 

▲ 박미정(52, 광주 북구 일곡동)씨는 과거 강제개종교육 목사와 개종교육 브로커를 만난 뒤 신천지에 다니는 아들을 납치해서 개종교육에 데려가려했던 신천지 청년의 어머니다. 지난 11일 박씨가 개종교육 목사와 개종교육 브로커들이 어떤 식으로 개종교육을 유도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어느 날 걸려온 전화 “아들이 신천지에 빠졌다”… 밤낮 없는 전화에 개종교육 결심
개종브로커와 상담 후 아들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신천지 못 가게 할 생각만 들어
개종교육비 평균 200~300만원… “개종브로커의 신천지 비방은 돈벌이 위한 거짓말”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개종교육 현장까지 차량으로 아들을 납치해오라고 하더군요. 아들을 아들로 보지 말고 마음 독하게 먹고 자신의 말만 잘 따라야 한다고 했어요. 신천지는 정신병자 집단이고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신천지에 아들을 빼앗겨 영영 아들을 볼 수 없게 될 거라고 겁을 주더라고요.”

박미정(52, 광주 북구 일곡동)씨는 과거 강제개종교육 목사와 개종교육 브로커를 만난 뒤 신천지에 다니는 아들을 납치해서 개종교육에 데려가려했던 신천지 청년의 어머니다.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광주역 인근에서 박씨를 만나 개종교육 목사와 개종교육 브로커들이 어떤 식으로 개종교육을 유도하는지 들어봤다.

지난 2013년 3월경 박씨는 아들 김태원(가명, 23)씨가 신천지에 출석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을 당시 아들은 성실히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무엇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그러나 전화는 밤낮 없이 걸려왔고, 그냥 두면 안 된다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박씨는 “자꾸 전화를 받다 보니 갑자기 아들이 이상해 보이고, 불안감이 심해졌다”고 했다. 개종교육 상담을 결심한 박씨는 A목사의 소개로 먼저 개종교육 브로커로 활동하는 광주 B교회 C집사를 만났다.

박씨는 개종교육 브로커 C집사가 “아들이 개종교육 장소에 오면 처음에 반항이 심할 것이니 거기에 흔들리면 안 되고, 먹는 것도 안 먹는다고 하면 주지 말고 물만 주면서 기를 꺾어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C집사는 첫 만남에서 신천지에 대한 비방 교육을 3시간가량 진행했다. 박씨에 따르면 C집사는 신천지에 대해 “조폭이 교회 입구를 지킨다” “청년들이 몸을 팔거나 노가다를 해 모두 헌금한다” “집단 자살을 할 수도 있다” 등의 자극적인 얘기로 불안감을 극대화했다.

이어 C집사는 납치·감금 등의 행위가 수반된 개종교육 절차를 소개했다. C집사는 개종교육 장소를 집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으로 지정했다. 집에서 개종교육이 이뤄질 경우 신천지 관계자들이 집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C집사의 설명이었다.

C집사는 개종교육이 3개월 정도 걸리므로 그 기간 사용할 원룸을 구할 것을 박씨에게 요구했다.

박씨가 개종교육 장소까지 아들을 데려오는 방법을 문의하자 논란이 됐던 ‘전남대 여대생’ 납치사건을 얘기하며 사람을 고용해 아들을 강제로 끌어오는 방법을 제시했다. 개종교육 장소에서도 아들이 탈출하려고 할 수 있으니 성인 7~8명이 그 장소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 ‘전남대 여대생 납치 사건’ 피해자 임정희(가명, 20대, 여) 씨가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와 함께 2012년 7월 20일 ‘전남대 납치 사건 관련 엄정한 수사 촉구 및 왜곡 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씨가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이에 박씨는 실제 아들이 운동하고 있는 체육관 관장을 찾아가 아들 몰래 인원 협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또한 C집사는 박씨에게 개종교육과 관련한 동의서를 작성하게 해 자신에게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부모가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강제에 의한 교육으로 C집사 자신이 법적 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박씨는 “C집사가 친밀한 경찰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개종교육을 의뢰한 부모가 고소한 경우도 있는데 다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며 공권력과 개종목자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이 납치·감금·폭행 등의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 개종교육은 평균 200~3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에 따르면 C집사는 개종교육 비용으로 평균 200~3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받았다고 했다.

박씨는 “개종교육 사례비, 개종교육 기간 사용할 원룸 임대료 등을 계산하면 1000만원가량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씨는 지난 2013년 5월로 예정된 개종교육을 기다리는 동안 신천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신천지교회를 찾았다가 C집사의 말이 모두 거짓임을 알게 돼 개종교육 일정을 취소했다.

박씨는 “당시에는 C집사의 말을 듣고 아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핸드폰을 뺏고, 아들의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신천지에 가지 못하게 할 생각밖에 없었다”며 “돈에 눈이 멀어 납치·감금·폭행까지 합리화하며 불법 강제개종교육을 자행하는 목사와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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