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1962년 첫 자동차 판매를 시작해 글로벌 판매 5위를 기록하고, 올해 4월 현재 54년 만에 누적판매 1억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민이 먹여 살린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판매가 바탕이 돼 글로벌 기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없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가 차량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도 숨기기에만 급급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너십에 대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회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문경영인의 5배 넘는 급여는 변함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10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한전부지를 사들이는 데 투자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비판도 있었다. 배임혐의와 대물림을 위한 합병도 지적 받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협력해 이룬 결정체이기에 한 개인만을 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가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민기업으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그간의 명(明)과 암(暗)을 기획 연재한다. 역사는 거울과 경계가 된다.

 

 

명(明): 현대·기아차,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돌파
국내 2982만대 해외 6988만대 판매
車산업 183만명… 국민이 만든 기업
연간 456만대 생산… 세계 5위 위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1962년 첫 차를 판매한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판매 5위 기록에 이어, 이달 중 누적판매 1억대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처음 자동차를 판매한 이후 54년 만에 대기록을 세운다. 올해 3월까지 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 6402만대, 기아차 3568만대 등 총 9970만대를 판매했다. 이달에는 누적판매 1억을 돌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판매한 차량 1억대는 현대차 인기 차종 아반떼(전장 4570㎜, 전폭 1800㎜)를 한 줄로 세울 경우 약 45만 7000㎞로 지구(약 4만㎞)를 약 11.4바퀴 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점은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지난 2000년부터다. 전체 누적판매 대수 중 79%가량인 7854만대가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 당시에 연간 243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탑10에 첫 진입했다. 이후 2014년과 2015년에는 2년 연속으로 연간 800만대 이상 판매하며 3.3배 성장을 이뤄 전 세계 판매 5위의 완성차 업체로 발돋움 했다.

현대차 측은 “품질경영을 통해 제품경쟁력을 높이려고 애썼다”면서 “수출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공격적인 글로벌 현지화 전략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한 차량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민車가 밑거름 돼 글로벌 진출

현대차의 1억대 수출 금자탑 달성에는 국민들의 판매가 밑거름이 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졌다. 1998년까지 국내판매가 주도하다가 이후부터는 해외판매가 앞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판매된 802만대 중 해외판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2982대가 팔렸고, 수출과 해외공장 판매는 6988만대로 해외 비중이 70% 이상이다.

국내와 해외 판매의 국내외 공장별로 나눠 살펴보면 국내공장 생산 판매량은 6886만대, 해외공장 생산 판매량은 3084만대로 국내공장 생산 판매량이 전체 누적판매의 약 69%를 차지했다. 아직까지는 국내 생산이 더 많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국민차 판매가 전체 판매에 큰 역할을 했음을 잘 보여준다. 중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반인들이 애용하는 차량들의 판매가 많았다.

현대차 아반떼(엘란트라 포함)는 1990년 출시 이후 1119만대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엑센트 824만대, 쏘나타 783만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차는 1986년 출시된 프라이드가 422만대, 1993년 세계 최초 승용형SUV로 탄생한 스포티지가 403만대 판매됐다.

◆많은 손길 거친 자동차산업

▲  ⓒ천지일보(뉴스천지)

현대·기아차는 1억대 누적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의 참여가 많았다. 판매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국민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종사자수는 183만명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총 고용인원 2507만명의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2001년과 비교해보면 경기도 광명시 인구와 비슷한 35만 6000명(2013년 기준)이 증가했다. 전라북도 전체 인구 180만명보다 3만명가량 많고,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을 4인 가족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7가구당 1가구는 자동차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생산액과 부가가치액 비중은 각각 12.7%와 12%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공장 생산량의 약 65%인 297만대가 수출됐는데, 전체 수출대수 중 현대·기아차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수출액은 지난해 713억 달러로 전 산업 내에서 13.5%를 차지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559억 달러에 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은 세수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관련세가 37조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세수의 약 14.7%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국민의 손길이 많이 거친 기업이기에 협력사와의 상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부품협력사들과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실시해, 대기업 숫자는 2001년 46개에서 2014년 139개로 3배 증가했고, 중견기업은 37개에서 110개로 3배 늘었다. 또한 1차 협력사의 2014년 평균 매출액은 2589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과 비교해 3.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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