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불완전 리콜’ 막으려면 소스코드 받아야”… 환경부, 부정적 입장
“폭스바겐 ‘불완전 리콜’ 막으려면 소스코드 받아야”… 환경부, 부정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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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바른 “폭스바겐에 ‘A2L 소스코드 등’ 받아야 제대로 검증”
환경부 “실 도로주행 테스트로 충분해… 연비도 확인 중”
“美, 전량환불도 고려중… 국내는 여전히 소극적” 비판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폭스바겐으로부터 소프트웨어 분석을 위한 소스코드를 제출받지 못하면 리콜을 실시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환경부는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한 확인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2일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는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환경부가 폭스바겐으로부터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소스코드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상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폭스바겐의 리콜 방안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해 이른바 ‘불완전 뻥 리콜’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른 “환경부, 차량 소스코드 확인해야”

이날 바른 측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사단법인 법안전융합연구소 연구위원 최영석 CM네트웍 대표는 “폭스바겐 차량은 실내 시험실에서는 배출가스 배출량이 정상치로 나오게 하고, 실 주행에서는 환경기준치보다 초과하도록 했다”면서 “시험 문제와 답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시험을 계속 해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최영석 대표는 “환경부는 폭스바겐으로부터 소스코드와 관련 설명서를 받아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며 “해당 소스코드 3종인 ▲A2L파일 ▲HAP파일(HEX파일) ▲소프트웨어 사양서 등을 받으면 90%까지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A2L파일’은 자동차전자제어장치(ECU)에 저장되는 소프트웨어의 소스 구조 설명서로, 연료 분사, 배출가스 제어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실내 시험장과 외부 실 도로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HAP파일’은 폭스바겐이 리콜을 실시할 때 ECU에 새롭게 다운로드하는 ECU에 저장되는 소스 파일로서 A2L파일과 조합해 프로그램 소스를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사양서’는 차량 ECU의 제어 알고리즘을 설명한 설명서로 임의 조작에 대한 항목의 로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영석 대표는 “미국 급발진 민사소송에서도 소스코드 분석을 적용해 토요타가 ECU 소스코드를 제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대표는 3개 소스와 더불어 ▲차량 실험을 위한 개발용ECU인 ‘ETK ECU&시드키(Seed Key)’ ▲리콜 전후 데이터를 적용한 차량 시험 데이터 ▲ES 581, INCA 소프트웨어

해당 차량 개발에 적용된 버전 등을 추가로 환경부가 받아내서 전문가를 통한 분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실도로주행 검증 충분해”

하지만 환경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현재의 조사 방법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교통환경과 홍동곤 과장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실 도로 주행을 통해서도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0%로 하는 것도 찾아냈다”며 “수만 페이지의 소스코드를 다 분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동곤 과장은 또한 “만약 소스코드 분석을 했다고 해서 완벽한 증명을 한다 해도 폭스바겐 측이 다시 반박 소송을 걸어올 수 있다”면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실질적인 도로 주행 등을 통해서 배출가스 저감이 안 되는 사실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확인할 뿐 아니라 연비에 대한 부분도 검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강화된 환경기준인 유로6 기준을 충족했다는 EA288엔진에 대한 검증에 대해서 홍동곤 과장은 “실 도로주행 등을 통해서 살펴보고 있지만 배출가스 조작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영국 연구소에서 분석했다는 독일 전문지의 보도처럼 비슷한 결과로 충족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배출가스 조작 차량의 엔진은 EA189엔진과 EA288 신형 엔진이 해당한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스포트 보도는 지난해 12월 이 매체가 영국 환경분석 전문기업 에미션스 에널리틱스에 의뢰해 EA288 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골프 TDI 왜건 디젤 차량을 포함해 벤츠 C 250d, BMW X5, 아우디 Q3 2.0 등 배기량 1.5~2.2리터의 디젤 차량 8종 등을 분석했다. 당시 폭스바겐 골프 차량은 질소산화물(NOx)량이 148㎎/㎞로 시험 대상 디젤차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美, EA189·288 차량 모두 ‘환불’ 가능성도

이날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미국 연방 환경청(EPA) 지나 매카시 청장이 최근 밝힌 영상을 공개하며 폭스바겐 측이 제시한 리콜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는 EA189엔진의 위반 차량은 사실상 부분 수정이 불가해 전량 환불조치하는 것으로 정해졌고, EA288 신형 엔진의 위반차량도 배출가스 저감과 연비, 이산화탄소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PA 측은 부분수정을 그냥 받아들일지, 전량 환불조치를 취할지 고민 중이다.

또한 오는 21일(현지시간)까지 리콜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서 심리하는 판사인 브라이어 판사가 직권으로 전량 환불조치 등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하종선 변호사는 “해당 차량이 연비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유럽에서는 리콜방안이 승인될 수 없다”면서 “이는 유럽이 이산화탄소에 대해서 엄격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배출가스와 연비는 상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의 본사에 대한 고발도 없었다”며 “환경부가 전문가를 통한 소스코드 분석 등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독일에서 폭스바겐 아마록 픽업 트럭의 경우 리콜을 실시한 결과 해당 차량이 배출가스인 산화질소도 개선되지 않고, 연비도 나빠지면서 독일 정부가 이후 진행할 리콜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환경부가 ECU 소스코드를 확보하지 못하면 리콜 방안이 불완전하다는 걸 알면서 허가를 해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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