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천지 자체 조사결과(중복체크 가능)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강제개종교육을 받은 교인은 641명이나 된다. 이 중 333명이 감금을 경험했으며 267명이 납치, 227명이 폭행을 당했다. 또 이들 중 351명이 협박 및 세뇌를 당했으며 79명이 수갑 및 밧줄에 묶였고, 29명이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는 등 충격적인 인권침해를 경험했다.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종교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빚어지는 강제개종교육은 엄연한 인권유린이자 기본권 침해다. 그 심각성을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살펴보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강제개종교육에 장단을 맞추는 공권력의 실태를 진단한다. 

 

▲ 신천지예수교회가 지난해 4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최근 방영된 CBS다큐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거짓·왜곡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CBS의 대국민사과와 정정보도를 촉구했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 신천지인 임은경씨가 자신이 겪은 개종피해 사례를 증언하고 있다. 임씨는 임신한 상태에서 끌려가 감금된 상황에서 3일간 강제개종교육을 받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교회 사택서 3일간 감금… “나가고 싶다” 호소했지만 묵살 당해
개종목사, 찬 ‘철제의자’ 앉혀 아침부터 자정까지 강제로 교육 강행
“더운 여름날 씻지도 못하고, 잠도 편히 못 자… 정신병자 취급도”
후유증으로 대인기피증… 법 개정해서라도 강제개종교육 철폐해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임신 6개월이었어요.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가 밤 12시까지 차가운 철제 의자에 앉아 교육을 받았어요.”

벌써 9년이 지났지만 강제개종교육 순간을 회상하는 임은경(광주)씨의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렸다. 그때의 공포감이 밀려오는 듯 기억을 더듬는 것조차 괴로워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 회원으로 강제개종교육 철폐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임씨를 지난 9일 광주광역시 강피연 사무실에서 만났다. 임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7년 8월 임신 상태로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갔다.

“남동생에게서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어요.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나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계신다고.”

그는 곧 오빠와 남동생을 만났고 “마음이 너무 안 좋으니, 목사님께 기도받고 가자는 말”에 동의해 목사를 만났다.

하지만 목사를 만난 순간 그는 가방과 핸드폰을 뺏기고, 광주 북구 매곡동 모 교회 사택 안에 3일간 감금됐다. 그가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 이만희)에 다닌다는 이유였다.

사택 안에는 이미 강제개종교육을 위한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임씨 어머니와 응급실에 계신다고 했던 그의 아버지도 그 자리에 있었다. 개종목사에게 나가길 원한다고 계속 애원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묵살됐다.

“임신부를 가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돼요. 3일 내내 쉬는 시간도 없이 딱딱하고 차가운 철제 의자에 앉혀서 밤 11~12시까지 교육을 강행했어요. 그 더운 여름날 작은 방 안에 가둬놓고 씻지도 못하게 하고, 잠도 편하게 못 자게 했어요. 심지어 화장실 앞에서도 감시했어요.”

장시간의 교육으로 온몸에 마비가 오고, 손발도 퉁퉁 붓기 시작했다. 임씨는 무엇보다 배 속의 아이마저 잘못될까 싶어 어떻게든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 인터뷰하고 있는 임은경씨의 모습. 임씨는 “피해자들이 더는 나오지 않게 강제개종교육이 철폐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 모든 의견은 묵살되고,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당했죠. 그들의 말이나 교리를 인정하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개종된 것처럼 연기했고, 3일째 되는 날 밤 11시경에 나왔습니다.”

개종교육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개종 목사는 이어 모텔에 가라고 지시했다. “그들의 교리 70강을 거의 3달 정도를 들어야 한대요. 그걸 다 마쳐야 하니, 교회 옆 원룸을 잡고 수강하면 보내주겠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임씨의 건강 악화로 친정식구들이 추가 개종교육을 포기하면서 개종교육은 중단됐다.

강제로 이뤄진 개종교육의 후유증은 임씨를 오랜 기간 힘들게 했다.

“혼자 있는 게 두려웠어요. 눈만 감으면 현장에 또 끌려가 있는 거 같았어요. 대인기피증도 생겨 사람을 믿지 못해요. 그 때 생각만 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그런 후유증이 오래갔죠. 지금은 많이 극복한 상태예요.”

임씨는 피해자들이 더는 나오지 않게 강제개종교육이 철폐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이 억울한 일을 겪고, 피해가 속출하고, 많은 사람으로부터 증거가 나오고 있다면 정부는 피해자들의 사연을 듣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고 종교에 자유가 있는데, 지금은 이 모든 게 유명무실한 실정”이라며 “관련법이 없다면 법안을 개정해서라도 강제개종교육이 철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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